▲빠르게 남하한 단풍이 남도를 온통 단풍색으로 물들여 놓았다. 전라남도 무안군 청계면에 있는 목포대학교에서 만난 단풍이다.
이돈삼
단풍이 빠른 속도로 남하하더니 남도를 온통 빨갛고 노랗게 물들여 놓았다. 남쪽의 유명 산은 만산홍엽(滿山紅葉)의 자태를 자아내며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기 위해 연일 산과 들을 찾고 있다.
또 일요일(11일)이다. 일상을 벗어나고 싶다. 어디로 갈까?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곳을 찾자니 줄을 잇는 자동차 행렬과 발 디딜 틈이 없는 행락객들 틈에서 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그렇다고 평소 자주 가는 곳은 아이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색다른 곳이 좋겠다. 가을의 정취도 만끽할 수 있는 곳. 아이들도 심심해하지 않고 즐거워할 수 있는 곳. 남들이 잘 가지 않는 한적한 곳이면 더 좋겠다. 마땅한 곳을 찾자니 집에서 조금 멀다. 가까운 곳은 조금 그렇다. 일요일인데….
점심을 먹고 아이들을 꼬드겨 무작정 집을 나섰다. 어디로 갈까? 남들은 나들이 코스를 정하기까지의 과정이 여행의 즐거움 가운데 절반이라고 말하는데. 뚜렷한 목적지도 없이 집을 나섰으니 그 즐거움의 절반은 이미 포기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