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의 단풍11월의 첫날, 금강의 단풍은 나를 찾아주는 이를 위해 애설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정도길
처음, 두 눈을 통하여 보는 북녘의 땅은 서글픈 모습으로 다가왔다. 산야에는 푸름도 없고, 삭막하다. 눈에 들어오는 야트막한 산은 온통 바위뿐이고, 나무도 없는 민둥산이다. 도로변 중간 중간에 서 있는 북한 초병은 무표정한 모습으로 지나가는 버스를 응시하고 있다.
천막으로 설치된 북측출입사무소에서 검사를 마치는 데는 약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여행 단체별로 검사를 맡았다고 해도 바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객 전체가 한꺼번에 움직이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온정리, 일박이일 머무를 숙소가 있는 곳이다. 금강산은 크게 내금강, 구룡연, 삼일포, 만물상 등 네 개의 여행 코스가 있다.
여장을 풀고 먼저 구룡연으로 향했다. 경쾌하고 시원하게 떨어지는 폭포와 사시사철 푸른 담(潭)과 소(沼)를 감상할 수 있는 외금강을 대표하는 코스다. 목란관, 수림대, 앙지대, 상록수, 금강문, 옥류동, 연주담, 비봉폭포, 구룡폭포, 상팔담으로 이어지는 약 4.3㎞의 코스에 4시간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는 설명에 조금 긴장되는 느낌이다.
금강산 산행 시에는 주의 사항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 산행 시작 전에는 반드시 볼일을 보고 산행을 하라는 점이다. 산행 시 위생실(화장실)을 갈 때 서서 보는 일은 1달러, 앉아서 보는 일은 4달러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만물상 산행 시 너무나 급해서 1달러를 내고 볼일을 봐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