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의원이 제공한 미국 아칸사스강 교각 충돌 사고 현장.
반대론자들이 사실 왜곡, 거짓말 했다고?지난 9월 13일 <오마이뉴스>에 게재된 이명박 후보측 곽승준 정책기획팀장(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의 글 중 일부를 발췌한다.
"운하 반대론자들은 사실을 왜곡해서 한반도대운하가 수질을 악화시킬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공포심을 조장해 왔다. 예를 들면, 독일에서 바지선이 전복돼 3달간 운하가 중지되고 수질이 오염 되었으며, 운하로 인해 라인강 전역이 독극물에 오염되기도 했으며, 선박사고에 따른 기름유출이 있었다는 등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들은 모두 거짓이다.
우선 독일에서의 바지선이 전복된 사고는 없었다. 단지, 지난 3월 25일, 중부 독일 쾰른에서 2630톤의 컨테이너 운반선이 선장의 운전 부주의로 컨테이너(31개)를 물에 빠뜨렸던 사고가 있었다. 컨테이너를 건져내는데 5~6일 정도 걸렸으며, 사고 발생 초기를 제외한 나머지 기간에 운하는 정상적 운항이 이루어졌다. 더욱이 독일 운하협회의 대변인 Rusche의 말에 따르면 이런 사고는 전체 유럽 노선에서 20여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누가 사실을 왜곡한 것일까?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
[재시공해야 할 교량은] 11개? 90개?"조령지역을 터널로 통과하고 낙동강 본류 구간을 지난다고 가정했을 때 약 120여개의 다리를 지나가야 한다. 이 경우 우선 주운시설에 미흡하여 기존 교량을 철거하고 재가설해야 하는 다리는 총 11개이다. 한강수계에 2개(이포대교·달천철교), 낙동강 수계에 9개(영강교·남구미대교·왜관교·성주대교·제2낙동대교·서낙동강대교·영강철교·왜관철교·구포지하철) 등이 그것이다."(추부길 한나라당 대선준비단 전략자문위원(안양대 교수)이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 중 발췌)
추부길 위원의 주장대로라면 경부운하를 건설할 경우 한강 수계에서 이포대교와 달천철교만 재가설하면 된다. 과연 그럴까?
추 위원은 최근 자신이 발행한 저서 '왜 한반도 대운하인가?'에서 한강 본류구간을 운행할 5000톤급 선박의 규모를 적시했다(144쪽). 길이 134m, 폭 17m.
하지만 추 위원이 제시한 규모의 선박 통행이 가능하려면 훨씬 더 많은 다리를 재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우선 김영주 의원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550톤급 공연전용유람선 도입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양화대교와의 충돌 우려 때문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공개했다. 양화대교의 교각 폭은 35m, 시뮬레이션에 적용했던 공연전용유람선의 폭은 14m였다.
공연전용 유람선보다 폭이 3m나 넓은 5000톤급 바지선이 양화대교를 통과할 수 있을까? 추 위원은 이에 대해 답변해야 한다. 시뮬레이션 결과를 뒤집을 객관적인 근거나 데이터를 내놔야 한다. 그게 학자의 자세이다. 이 후보가 그토록 강조하는 '10년동안 운하를 연구한 100명의 학자'는 그동안 무엇을 연구했다는 것일까?
김 의원은 "서울시내 총 23개 한강교량 중 12개의 교량은 최소 항로폭(67m) 이하"라면서 "경부운하를 밀어붙여 추진하더라도 서울시 한강교량의 절반 이상은 안전을 위해 다시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교량 재시공 비용만도 경부운하 총공사비 14조원과 맞먹어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갔다. 이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경부운하 건설하면 경부운하 구간 내 교량 115개 중 90개를 재공사해야 한다"면서 "이에 따른 교량 재설치에 공사비만도 이명박 후보측이 주장하는 경부운하 총 공사비용 14조원과 같다"고 밝혔다.
추 위원이 주장하는 재가설 교량은 11개. 이 의원은 90개이다.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일까? 이 의원이 이렇게 주장하는 근거를 한번 살펴보자.
"이명박 후보의 대선준비단 전략자문위원인 추부길교수는 교량높이를 컨테이너 4단 높이 10m에 안전거리 40cm로서 이명박 후보 선거공약에 교량높이를 11m로 제시하고 있다. 이 내용대로 형하고 높이를 11m로 설정하여 경부운하 구간 내 교량 중 11m 미만의 형하고를 가진 교량은 전체 115개 중 58개로 전체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다음으로 선박이 안정적으로 교량을 지날 수 있게 갖추어야 할 조건은 안정적인 항로 폭으로 이른바 경간장(교각과 교각 사이)이라고 한다. 해양수산부의 ‘항만 및 어항설계기준’에 따르면 선박들이 항로 중 교량과 같은 구조물과 충돌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최소 확보되어야 하는 항로폭이 ‘선박길이/2’이다.
이명박 후보 공약의 한강-낙동강 본류구간의 선박크기로 따지면 최소 67m 항로폭이 확보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 내용대로 경간장을 67m로 설정하여 현재 경부운하 구간 내 교량 중 67m 미만의 경간장을 가진 교량은 전체 115개 중 77개로 전체의 67%를 차지하고 있다. 형하고와 경간장 중 하나라도 해당되어 재공사를 해야 하는 교량이 전체 115개 중 90개로 78%에 해당된다."
상수원에서 선박사고로 기름 유출된다면...따라서 이 의원의 주장처럼 90개의 교량을 재시공하지 않는다면 샌프란시스코에서 일어난 선박 사고가 경부운하에서 재연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 정도의 근거를 갖고 비판하면 이명박 후보는 반박이라도 해야한다. 하지만 메아리가 없다. 왜일까?
'경부운하 저지 국민행동'이 대신 답변했다. 이들은 한진해운의 샌프란시스코 베이브리지 교각 충돌 사고와 관련해 8일 '컨테이너선 교각 충돌로 또 기름유출, 경부운하 예외 아니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국민의 2/3가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상수원에서 선박사고로 기름유출 사건이 터진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또한 하루 188만 대의 차량이 통행하는 서울 구간 교량이 충돌로 붕괴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사고는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발생하며 그 피해 규모 역시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경부운하 공약은 상수원을 불안하게 만들고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망국 공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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