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한 지지자들 "이회창, 출마 아니면 자폭을!"

[현장] 2일 이 전 총재 출마촉구 집회... "이명박은 불안해"

등록 2007.11.02 18:52수정 2007.11.0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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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지지자들이 2일 오후 이 전 총재의 남대문 사무실 앞에서 대선 출마를 촉구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 남소연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지지자들이 2일 오후 이 전 총재의 남대문 사무실 앞에서 대선 출마를 촉구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 남소연

"이회창 출마 아니면 자폭하라!"
"국민 염원 외면하면 역사 앞에 죄인된다!"

 

쌀쌀한 2일 오후 서울 남대문로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 사무실 바깥에서는 이 전 총재의 출마를 촉구하는 지지자들의 집회가 열렸다. 대부분 중장년층 이상인 300여명의 집회 참석자들은 한 손에는 태극기 한 손에는 '대한민국 희망 이회창' '법과 원칙 이회창'이라는 피켓을 들고 소리를 질렀다.

 

"자폭하라!" "죄인된다!". 이 전 총재의 지지율의 상승에 고조된 탓인지 지난번 집회보다 구호도 격해졌다. "깨끗하고 검증된 이회창 총재님의 출마를 촉구한다"는 외침이 쉴새없이 귀를 울렸다.

 

이날 이회창 전 총재 출마 촉구 집회는 서울을 비롯해 대전·대구·부산·마산·창원 등 전국 6개 도시에서 동시에 열렸다.

 

지자자들, 삭발로 이 전 총재의 '구국결단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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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지지자들이 2일 오후 이 전 총재의 남대문 사무실 앞에서 대선 출마를 촉구하며 삭발한 뒤 머리띠를 두르고 있다. ⓒ 남소연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지지자들이 2일 오후 이 전 총재의 남대문 사무실 앞에서 대선 출마를 촉구하며 삭발한 뒤 머리띠를 두르고 있다. ⓒ 남소연

정윤호 한국창 운영위원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대한민국 제17대 대선의 국민후보로 이회창님의 추대를 선언한다"며 "오로지 과거에 집착하는 구태를 벗어나 새로운 미래와 후손들을 위하여 구국의 앞자리에 서주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 전 총재는 날선 언어가 아니라 넓고 따뜻한 가슴의 통합과 조화의 능력이 있다"며 "역사의 새 지평을 여는 중심에 이 전 총재를 모시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23일부터 빌딩 앞 컨테이너 박스에서 노숙을 해온 팬클럽 연합회 지도부들은 삭발을 하며 이 전 총재를 압박했다. 지도부들은 '이회창'이라는 피켓을 두 손으로 든 채 차례차례 머리를 깎았다. 머리카락을 털어낸 이들은 '구국결단촉구'라는 빨간 글씨가 적힌 파란 머리띠를 이마에 둘렀다.

 

대구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강경호(47)씨는 생업을 팽개치고 서울로 올라온지 벌써 2주째다. 강씨는 "나라가 너무 걱정되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면서 "나라를 위해 작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없었다"고 삭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명박 후보가  BBK 주가조작에 대한 진실을 밝혔으면 우리가 이러지 않는다"며 "정권교체를 이룰 불안하지 않은 후보는 법과 원칙을 지키는 이회창 전 총재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모인 지지자들은 이명박 후보를 불안해했다. 이 후보로는 정권교체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박정숙(70, 서울 수유동)씨도 "이명박 후보는 굉장한 하자가 있다"며 "정말 검증되고 깨끗한 후보인 이회창 후보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박씨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한테 지고 억울한 10년을 참았다"며 "이번에는 꼭 뜻을 이루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기 거부한 김아무개(58)씨도 "이명박 후보도 좋은 지도자지만 이번에는 꼭 (정권을) 바꿔야 하지 않겠냐"며 '검증된 후보 이회창'이라는 피켓을 구호에 맞춰 흔들었다.

 

 

"이명박은 불안하지만 이회창은 검증됐다"

 

지지자 모임 연합회 지도부들은 이 전 총재의 출마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낭독한 뒤, 21층 이 전 총재의 사무실을 찾아가 이흥주 특보에게 결의문을 전달했다.

 

이 특보는 "여러분의 뜻을 총재에게 꼭 전하겠다"면서 "이 전 총재가 여러분들에 대한 걱정이 많다, 날씨도 추운데 이제 집으로 돌아가라"고 부탁했다. 이에 이기권 사무총장은 "이 전 총재가 출마하면 돌아갈 것"이라면서 "제발 빨리 집에 가게 해달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 전 총재의 출마선언이 있기 전까지 사무실 앞 인도에 세워진 컨테이너 박스에서 농성과 거리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다음은 결의문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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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지지자들이 2일 오후 이 전 총재의 남대문 사무실 앞에서 대선 출마를 촉구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 남소연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지지자들이 2일 오후 이 전 총재의 남대문 사무실 앞에서 대선 출마를 촉구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 남소연

우리는 오늘 이 행사가 역사적 평가를 통하여 조국과 민족 앞에 자랑스러운 역사로 기록될 것임을 확신한다.

 

우리는 우리의 앞길에 도사리고 있는 많은 장애물과 각 정파들로부터 받을 박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국운과 직결된 우리의 궐기를 4800만 국민이 응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는 우리의 이 순수한 충정에 박수를 보낼 것으로 확신하며 '이회창 전 총재'의 구국결단을 위한 우리의 각오를 다음과 같이 대내외에 천명한다.

 

하나, 우리는 대한민국이 처해 있는 오늘의 정치 현실이 국가 위기 상황임을 천명하면서 이를 구할 큰 인물로 이회창 전 총재를 제 17대 대통령선거 국민후보로 추대키로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거짓이 판을 치고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오늘의 정치 현실을 마냥 외면할 수 없음을 밝히며 이회창 전 총재의 정치복귀를 통하여 정직한 나라 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에 신명을 바칠 것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이회창 전 총재가 당신 한 몸의 안일을 위하여 국민의 여망을 저버리는 사안의 발생함을 좌시하지 않고 온몸으로 불살라 이를 저지할 것임을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우리의 순수한 의지가 이회창 전 총재로 하여금 제 17대 대통령후보로 선언하는 그 시간까지 불퇴전의 용기로 임할 것을 결의한다.

2007.11.2
이회창 전 총재 지지자 모임 회원 일동

#이회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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