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빨래바지런한 집안 일꾼은, 아침 일찍 빨래를 해서 햇볕이 내리쬐이는 집 마당, 또는 집 옥상 빨랫대에 가지런히 널어 놓습니다.
최종규
길은 자동차만 다니라고 놓은 길이 아닙니다. 자동차가 다니는 길은, 큰 차만 다니라고 놓은 길이 아니며 비싼 차만 다니라고 놓은 길이 아닙니다. 길을 오가는 자동차는 사람이 탑니다. 사람이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길입니다. 길에 움직이는 것이 온통 자동차인 듯하더라도, 길을 오가는 중심은 사람입니다. 사람이 자동차라는 쇳조각을 빌어 움직일 뿐입니다.
한강 자전거 길은 자전거를 빈 사람이 다니는 길, 사람이 쉬는 길, 사람이 한강을 느끼며 어우러지는 길입니다. 그러나 이 한강 자전거 길에서 사람은 얼마나 사람대접을 받고 있을까요.
서울, 인천, 대구, 부산, 대전, 광주, 울산, 목포, 전주, 익산, 남원, 진주, 마산, 창원, 양산, 청도, 밀양, 원주, 춘천, 강릉, 충주, 청주, 괴산, 옥천, 파주, 문산, 금산, 양구, 인제, 서귀포, 김녕, 해남, 강진, 서산, 당진, 구미, 구례, 수원, 안산, 광명, 구리, 남양주, …… 이 수많은 도시(또는 도시가 다 된 시골)에 놓은 길에서는 누가 임자가 되어 있는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