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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밝은 얼굴로 인사를 하면서 들어오는 두 분이 있었다. 처음 보는 분이어서 의아하게 바라보니 화장실 청소를 하시는 분이었다. 화장실 청소만을 전문적으로 담당하고 다니시는 분들이었다. 그런데 그 분들의 옷차림이 단정하여 그런 일을 하실 것 같지가 않아보였다. 선입견이란 무서운 것이다. 모두가 하기 싫은 것인 청소다. 그 중에서도 화장실 청소는 더 더욱 하기 싫은 일이다. 그런데 그분들의 당당한 모습에 놀랐다. 그러나 그런 속내를 겉으로 드러낼 수는 없었다. 짐짓 태연한 표정으로 대하였다.
그 분들은 작업복으로 갈아 입고는 콧노래를 부르면서 화장실로 갔다.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여러 생각들이 겹쳐졌다. 그런데 그 분들의 모습에서는 머뭇거린다거나 주저하는 표정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자신감이 넘치는 태도였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듯, 하였다. 그런 태도에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차마 정면으로 그 분들을 주시할 수가 없어 힐끔힐끔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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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꽃 ⓒ 정기상
▲ 아름다운 꽃
ⓒ 정기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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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들은 일하는 내내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결코 작업하고 있는 화장실의 환경이 좋지 않았다. 거미줄이 난무하고 있었고 고약한 냄새마저 나는 곳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분들은 조금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그분들의 당당한 모습의 활동으로 화장실의 모습은 완연하게 바뀌어 지고 있었다.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청소하는 것이 저렇게도 즐거울까. 그 것도 냄새가 나는 화장실 청소임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신바람을 일으키며 일할 수 있을까. 쉽게 동의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었다.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있는 일이니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즐겁게 화장실 청소를 하는 비결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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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상
ⓒ 정기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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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지 않으세요?”
“힘들지요. 그렇지만 힘들지 않아요.”
“예?”
“생각해보세요. 우리가 깨끗이 청소하면 환하게 웃을 사람들이 많잖아요.”
“무슨 말씀이신지?”
“작은 수고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하잖아요. 그 것을 생각하면 힘이 하나도 들지 않아요.”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분들이 얼마나 훌륭한지 알 수 있었다.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아름다움이란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빛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사용하는 사람들이 즐거워 할 것을 생각하면 신나게 일하시는 그 분들이 아름답게 보였다. 떠나가는 두 분의 뒷모습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2007.10.28 08:04 | ⓒ 2007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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