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충사 삼층석탑과 석등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베트남 스님들 김연옥
우리는 그날 억새 산행이 목적이 아니라서 수미봉 정상에서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기로 했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김호부 선생과 만나 김밥과 컵라면으로 늦은 점심을 했다. 하산길의 층층폭포에는 벌써 그림자가 드리웠다. 그리고 예쁘게 걸려 있는 작은 무지개. 비록 크기는 작지만 그 예쁜 무지개가 내 마음을 잠시 흔들어 놓았다.
신라 무열왕 원년(654년)에 원효대사가 세웠다는 표충사에 잠시 들렀다. 원래 이름은 죽림사(竹林寺)인데 신라 흥덕왕 4년에 영정사(靈井寺)로 바뀌었다. 그러다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일으킨 사명대사의 충혼을 기리기 위해 고향 무안면에 세워져 있던 표충사(表忠祠)를 조선 헌종 5년(1839년)에 그곳으로 옮기면서 절 이름도 표충사(表忠寺)로 고치게 되었다.
표충사 경내에는 사명대사를 기리는 '사명제전' 행사등이 아직도 달려 있었다. 우리는 영정약수 한 바가지 들이켜고 통일신라 시대에 세운 것으로 높이가 7.7m인 삼층석탑(보물 제467호)과 석등(경남도 유형문화재 제14호)을 구경했다. 마침 베트남에서 온 스님들이 그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여기부터 시작이라는 것인가내리꽂히는 황홀함에 길들여져 왔으나
물이 뛰어내린 자리에 발 담그며 환호했으나폭포는
물의 계단폭발하는 바닥의 빛!- 함순례의 '폭포'흑룡폭포, 층층폭포의 아름다움을 안고 마산으로 돌아갔다. 커피 한 잔에도 맛과 정성이 늘 느껴져 자주 가는 단골 카페 '하얀집'에 가서 맥주를 조금 곁들이며 스파게티를 맛있게 먹었다. 추락하는데도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폭포. 나는 그 떨어지는 폭포들의 찬란함을 떠올리며 직장 동료 또한 몹쓸 병을 털고 다시 일어나리라 믿고 싶었다. 그리고 따뜻한 시선을 지닌 우리들의 또 다른 삶을 꿈꿔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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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3.1~ 1979.2.27 경남매일신문사 근무
1979.4.16~ 2014. 8.31 중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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