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틈에서 곱게 물든 나뭇잎의 속삭임을 들어보세요
이승철
봄철의 꽃은 평지에서부터 시작하여 능선을 타고 산꼭대기를 향하여 산불처럼 퍼져 올라간다. 산꼭대기에 다다른 꽃들은 더 이상 길이 없어 오를 곳이 없어지면 하늘에 올라가 별이 된다. 그래서 여름밤의 별들을 바라보노라면 꽃향기가 풍겨온다.
그렇게 하늘에 올라 별이 된 꽃들은 봄과 여름동안 하늘을 지키다가, 계절이 바뀌어 가을이 되면 하늘 가까운 산꼭대기 나뭇가지로 하나둘씩 내려와, 빨갛고 노란 단풍잎이 되어 가지마다 매달린다. 그리고 능선을 타고 골짜기로 흘러 평지로 퍼져 나간다. 그래서 단풍잎은 별을 닮아 뾰쪽하고 하늘의 해를 닮아 빨갛고 노란 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