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피카 지구의 벗 워싱턴DC 지부 디렉터.그는 "부시 대통령의 말대로 350억 갤런의 가솔린을 바이오에탄올로 대체하려면 전체 미국 경작지의 30%를 에탄올 생산용으로만 써야 한다"며 "약 2조1000억 파운드의 토양을 침식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윤선
"옥수수 바이오에탄올로 25갤런의 레저전용차량(SUV) 한 탱크를 가득 채우려면 한 사람의 1년치 식량이 필요하다. 그래도 곡물에탄올 옥수수를 선택하겠나."
사람이 먹는 식량으로 수송용 연료를 만든다? 이미 미국에서는 상용화 됐고,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이 옥수수로 바이오에탄올을 만들면서 국제곡물가가 폭등하고 아프리카지역 등 빈곤국가의 원조식량이 줄어들고 있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돈이 된다면 포기할 수 없다는 시장원리가 지구환경을 위협하는 형국인 것이다.
<오마이뉴스>는 지난달 12일 오후 워싱턴DC 본부 사무실에서 에릭 피카 지구의 벗 워싱턴지부 재생에너지팀 디렉터를 인터뷰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의 말대로 350억 갤런의 가솔린을 바이오에탄올로 대체하려면 전체 미국 경작지의 30%를 에탄올 생산용으로만 써야 한다"며 "약 2조1000억 파운드의 토양을 침식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1갤런의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하는 데는 대략 4갤런의 물이 필요하다"며 "부시 대통령의 주장대로 350억 갤런의 에탄올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올림픽수영장을 21만2000번을 채울 수 있는 1400만 갤런의 물이 필요한 데 이것이 과연 친환경 대체에너지가 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옥수수 바이오에탄올생산이 확대되고 있는 미국 중서부는 벌써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앞으로 심각한 환경오염을 낳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에릭 피카 지구의 벗 워싱턴지부 재생에너지팀 디렉터와 나눈 인터뷰 전반부 전문이다.
"바이오에탄올이 만드는 온실가스, 석유와 동일한 수준"
- 부시 대통령은 지난 1월 연두교서에서 2017년까지 350억 갤런의 바이오에탄올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했다. 현재 약 70억 갤런정도가 생산되니까 향후 5배 더 늘린다는 주장인데.
"미국 자연자원보존 서비스(NRCS)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전체 땅의 20%인 3억6800만 에이커가 경작 가능 농지다. 부시 대통령 말대로 350억 갤런의 가솔린을 바이오연료로 생산하려면 경작가능 농지의 30%를 에탄올 생산용 토지로 써야한다. 이게 현실성이 있나? 만일 부시 대통령이 목표로 한 에탄올 생산을 실현한다면, 2조1000억 파운드의 토양이 침식되게 된다. 굉장히 심각한 환경파괴를 낳게 되는 셈이다."
- 어떻게 해서 2조1000억 파운드의 토양이 침식된다는 계산이 나오나."1갤런의 바이오에탄올은 옥수수 농사과정과 생산과정을 합쳐서 대략 4갤런의 물을 필요로 한다. 부시 대통령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1400만 갤런의 물이 더 필요한데, 이것은 올림픽수영장을 21만2000번을 채울 수 있는 양이다. 350억 갤런의 가솔린을 옥수수 에탄올로 생산한다고 가정할 때, 60억 파운드의 질소비료가 수질을 오염시킨다. 물에 질소 함량이 높아지면 수질이 부영양화가 진행돼서 물에 녹조가 많아지고, 생물다양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심각한 환경파괴가 아니고 무엇인가."
- 그래도 세계적으로는 바이오에탄올이 석유에 비해 친환경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만약 현재의 바이오에탄올공장을 천연가스로 가동한다면 온실가스를 13%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석탄이나 석유 같은 화석연료로 생산하면 온실가스는 거의 감소되지 않는다. 석유와 동일한 수준으로 온실가스를 발생시킨다. 결국 지구온난화와 바이오에탄올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말이 된다. 미국 옥수수 농가의 소득증대를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게 훨씬 솔직한 표현인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미 옥수수 바이오에탄올이 오히려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옥수수 에탄올은 바이오연료에서의 제왕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주도적인 자리를 선점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에너지법안에 따라 옥수수 에탄올의 비율이 높아지게 되면, 옥수수 생산의 절반이 에탄올 목표를 맞추기 위해 사용될 것이다. 옥수수 에탄올만 나쁜 선택은 아니다. 팜유, 야자유로 바이오디젤 만드는 것도 벌목 등의 열대우림을 파괴시킨다. 나무를 베는 것은 미래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저감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