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의 건설교통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대한 검증 공방이 오가자 박승환 한나라당 의원이 이의제기를 하고 있다.
남소연
이날 경부운하 반대측 증인으로 나선 인사들은 한결같이 완성된 경부운하 공약을 주문했다. 공약이 계속 바뀌고 있고 한나라당을 대표해서 나선 인사들의 말도 통일되지 않았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이날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우선 박승환 의원의 '호출'을 받은 조승국 한세대 교수는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해 방어에 나섰다.
"경부운하가 건설되면 2500톤급 배 18척이 매일 운행할 것이다. FTA 체결을 상정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더 많은 물동량을 실어나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경부운하 찬성론자들이 주장하는 물동량 예측치를 감안해 계산해본 결과 하루 5000톤급 배 6척이 담당할 수 있는 물량"이라는 지적에 대한 반론이었다. 박진섭 생태지평 부소장은 "수십조원을 들여 고작 이 정도의 배가 다니면 해결할 수 있는 물동량을 갖고 '물류혁명' 운운하는 것은 곡학아세"라는 비판해왔다.
하지만 이날 방어에 나선 조 교수가 제시한 '18척'도 사실은 오십보 백보라고 할 수 있다. 박 부소장은 조 교수의 반론에 대해 "물동량 계산을 어떻게 하셨는지 모르겠다"면서 "부산항 물동량 처리량을 보면 바지선 5척밖에 안 된다"고 거듭 공세에 나섰다.
이에 윤두환 한나라당 의원은 참고인으로 참석한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한나라당의 운하정책 환경자문교수단 단장)에게 "물동량 이야기가 자꾸 나오는 데, 정말로 2011년에 (경부운하에 다니는 배가) 12척 정도 밖에 안 되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박 교수는 "그것도 굉장히 선동적인 이야기"라면서 "부산항 물동량을 살펴봤을 때 왕복 69척 다닐 수 있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박 부소장의 추정치는 그렇다 치고, 한나라당의 '대표선수'로 나선 두 인사들조차도 왜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것일까?
또 박재광 교수는 "과거에 지은 운하를 제외하고, 최근 들어서 운하를 미래의 교통망으로 생각하고 건설하는 국가가 있는가"라는 한병도 의원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운하가 생기면 물동량은 생기게 되어있다."'한국인으로 미국에서 환경공학으로 처음으로 정년보장을 받은 교수'의 답변이다.
[# 장면 3] 선박사고는 63빌딩에 비행기 부딪칠 확률과 같다더니..."박석순 교수께서 운하가 안전하다고 말씀을 하셨다고 한다. 운하에서의 선박사고가 63빌딩에 비행기가 부딪힐 확률이라고 말하셨다. 실제로 그런가?"
한병도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박석순 교수를 행해 질문하자, 국감장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 웃음의 의미를 난 '황당한 말을 한 교수'에게 보내는 비아냥 정도로 해석했는 데 맞는지는 모르겠다.
잠시 머뭇거리던 박 교수는 "제가 말한 것은 (운하에서의) 독극물 유출 가능성을 그렇게 비유한 것"이라고 둘러댔다. 하지만 지난 2일 불교환경연대가 주최한 자리에서 선박 사고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 안병옥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의 지적에 대한 그의 정확한 답변은 아래와 같다.
"선박사고 얘기할게요. EU에 25개 나라 중 18개국에 운하가 있다. 3만5천㎞의 운하가 있다. 거기에 배가 다니다가 사고 한두번 난 것 가지고 이걸 엄청나게 많은 사고가 나는 것처럼…. 지금 운하에 배 사고날 확률은 63빌딩에 비행기가 충돌하는 것과 같은 확률입니다."
박 교수가 '독극물'이란 단어를 생략한 지는 모르겠지만, 토론회 현장에 있었던 나로서는 분명 선박 사고 가능성에 대한 답변으로 들렸다.
한 의원은 이어 "독일 해상경찰청에 따르면 독일 운하에서의 사고는 한해 500건 이상"이라면서 사실상 상수원에 건설되는 경부운하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 장면 4] 자기편 '선수'에게 "예, 아니오라고 대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