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안개가 자욱한 빅토리아 폭포 절벽사이
김성호
아담하고 조용한 관광도시 리빙스턴빅토리아 폭포는 단순히 폭포만 구경하는 곳이 아니다. 코끼리와 하마, 악어, 사자 등 야생 동물을 볼 수 있는 사파리 뿐 아니라 승마, 래프팅과 번지점프, 카누와 카약 등 물놀이도 즐길 수 있다. 아프리카에서만 할 수 있는 모든 여행과 레저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폭포를 구경하고 잠비아의 관광도시인 리빙스턴으로 봉고버스를 타고 갔다. 빅토리아 폭포를 유럽인으로 처음 본 리빙스턴을 기리는 뜻에서 아예 도시 이름을 ‘리빙스턴’이라고 지은 것이다. 리빙스턴은 폭포에서 11km떨어진 아담하고 조용한 도시이다. 관광도시답게 여행객 숙소가 많고, 수도 루사카로 가는 철길도 놓여 있고, 외국계 은행들도 많아 쉽게 자동현금지급기를 통해 돈을 빼 사용할 수 있었다.
처음 찾아간 졸리보이스 백패커스라는 배낭여행객 숙소는 방을 잡을 수가 없었다. 북반구의 여름 방학을 맞아 전 세계의 배낭여행객들로 북적거렸다. 최근 짐바브웨의 인플레 때문에 짐바브웨 쪽 도시인 빅토리아 폭포 보다는 잠비아의 리빙스턴으로 관광객이 몰리다보니 더욱 방을 잡기가 어렵다. 결국 근처 폴티 타워스라는 다른 여행객 숙소에 묵었다. 정원에는 텐트를 칠 수 있는 캠핑장도 있고, 작은 수영장도 있고, 여행 예약도 해주는 등 배낭여행객에게는 편리한 숙소였다.
배낭여행객은 미리 투어나 레포츠 예약 등을 개별적으로 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런 예약을 대신 해주는 숙소가 여러 가지로 편리하다. 물론 아프리카의 여행객숙소 대부분은 그런 예약을 대신해주었다. 숙소에서 만난 일본의 30대 젊은 남자는 혼자서 여행하는 데 아예 텐트를 갖고 다녀 야외 캠핑장에 텐트를 치고 잠을 잤다. 텐트를 갖고 다니면 여러 명이 같이 자는 기숙사식 도미토리와 비교해도 방값을 절반 정도로 아낄 수 있다. 그런데 텐트를 갖고 다닌다는 것은 이동 등 여러 가지로 불편하기 때문에 세계 일주 등 최장기간 배낭여행객들이 주로 이용한다.
오후에는 시내 은행에서 돈을 찾았는데, 바클리 은행과 스탠더드 차터드 은행 등 비자카드로 현금을 찾을 수 있는 곳이 많아 편리했다. 잠비아 화폐는 말라위와 같은 콰차(Kwacha)를 통화단위로 사용하는데, 환율이 말라위는 미국 돈 1달러에 110 말라위콰차(MK)였는데, 잠비아는 3430 잠비아콰차(ZK)였다.
잠비아와 말라위의 화폐이름인 콰차는 남부 아프리카에서 널리 사용되는 반투(Bantu)어로 '새벽'이라는 뜻인데, 잠비아와 말라위의 민족주의자들이 ‘새로운 자유의 새벽’이란 의미의 독립운동 구호로 쓴데서 나라의 화폐이름으로 되었다. 잠비아콰차는 아프리카 여행 중 엉터리 같은 짐바브웨를 제외하고는 환율이 가장 높았다. 보츠와나는 1달러에 5.5 풀라, 남아공은 1달러=7랜드, 나미비아는 1달러=8 나미비아달러, 마다가스카르는 1달러=2060 아리아리(Ariary)였다.
인도인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것도 다른 아프리카 국가와 마찬가지였다. 여행기록을 담기 위한 노트와 볼펜 등을 사기 위해 은행 옆 문방구점에 들어갔는데, 인도인 어머니와 아들 모자가 문구점을 하고 있었다. 인도인은 케냐와 탄자니아, 우간다, 말라위, 잠비아, 남아공 뿐 아니라 마다가스카르의 섬까지 아프리카 곳곳에 진출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