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한국정치, 어떻게 할 것인가?

해법은 국민의 관심과 참여이다

등록 2007.10.17 17:26수정 2007.10.1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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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대선을 2개월 앞둔 시점이다. 지금 돌아가는 판세는 난감하기 그지없다. 누구 하나 흔쾌히 지지할 대상이 없기 때문이다. 후보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한국정치의 병폐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렇게 정치가 한꺼번에 퇴행을 한 일도 드물지 않을까 여겨진다.

 

1. 한국정치의 병폐

 

한국정치사에 남아있는 기록들은 부정부패의 역사이다. 지역대결의 역사이며, 패거리즘과 저열한 권모술수의 역사이다. 온갖 나쁜 것을 다 포괄하고 있는 것이 바로 한국정치이다.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러하며, 내일도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 희망을 찾을 수가 없다. 중요한 몇가지만 여기서 추려본다.

 

첫째, 부정부패의 갖은 방법들이 다 들어있다. 정경유착은 오히려 고상하게 들릴 정도이다. 갖가지 권력남용과 뇌물수수가 있다. 차떼기도 있고, 박스떼기도 있다. 정치인들은 재벌과 기업들에게 이권을 주고 정치자금을 받는다. 공천권을 팔아서 자신의 주머니를 채운다. 공천뇌물을 복구하기 위해서 또 이권장사에 내몰린다. 받은 불법자금으로 유권자의 표를 산다. 이것이 점점 금권정치로 가는 길이다.

 

둘째, 지역대결 구도이다. 선거때면 항상 동서가 극명히 갈린다. 호남당과 영남당이 있고, 충청당이 있다. 각기 상대방의 지역에선 전멸이다. 전국민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이 된 사람이 소속당을 달리 한다는 이유로 지역에서 국회의원도 될 수 없다. 각급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는 같은 당이 싹쓸이를 하고 있다.

 

주민들의 생활은 어렵거나 말거나 모두가 같은 편이니 모여서 이권을 나누고 협잡에 바쁘다. 그래서 주민들을 고통스럽게 해도 다음에 또 지역주의적 지지를 받을 수 있으니 눈치볼 이유가 없는 것이다. 아무런 견제도 없고 지역마다 일당독재가 횡행하고 있다. 지역주의적 투표가 바로 한국정치의 망조인 것이다.

 

셋째, 권모술수가 난무한다. 이기면 권력을 얻을 수 있다. 권력에는 돈이 붙는다. 오로지 승자만이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 패자는 죽는다. 그러니 온갖 권모술수가 난무한다. 국민을 속이고, 양심을 속이며, 한 없이 비열한 술수를 사용한다.

 

정치적으로 불리하면 멀쩡한 정당도 깨부숴 버린다.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정당을 하루아침에 버리고 당적을 옮겨 다닌다.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면 자신의 정체마저 부정한다. 정정당당한 패자가 되느니 비열한 승자가 되고자 한다. 국민의 응징이 없으니 끝없이 반칙을 사용하고 속이는 것이다.

 

넷째, 정책이 없다. 여야가 정책적 차별성도 없고 이기기 위한 아귀다툼에 열중할 뿐이다. 선거때 제시한 공약을 고집스럽게 지키려는 정치인이 오히려 이상한 사람이다. 국민을 적당히 속여서 표를 받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정책을 진지하게 전달하고 정직하게 설명하는 정당도 없고, 정치인도 없다. 국민이 자신의 계급적 이익에 반하는 정당을 지지할 정도로 그들의 속임수는 교묘하고 모호하다. 구체적으로 알면 지지할 수 없는 공약들을 버젓이 제시하고 교묘히 속여서 표를 얻는다.

 

다섯째, 정당의 뿌리가 없다. 과거에는 일인보스들에 의하여 정당이 만들어지고 허물어졌다. 물론 그 정치인의 필요에 따른 해체와 창당이었다. 오너가 직접 경여하는 기업처럼 정당조차 오너쉽이 매우 확고했다. 이제는 일인이 전적으로 지배하는 정당은 사라졌다.

 

지금은 계파의 수장들이 서로 연합하고 경쟁하는 과점정당들이 생겨났다. 과두정치의 각 수장들간 이해관계가 갈리면 정당은 해체되거나 이합집산을 하게된다. 그래서 정치적 안정성도 없고, 정책적 차별성도 없으며, 책임정치의 원리가 작동하지 못한다. 든든하게 뿌리를 내린 정당이 없다.

 

2. 바람직한 정치는 어떤 것일까?

 

민주공화국의 정치는 국민이 주인노릇을 잘하게 만드는 것이어야한다. 국민의 다수가 자신들의 이익을 적절히 반영할 수 있고, 소수를 무시하지 않고 타협 및 양보하는 시스템이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국민의 공복노릇을 성실히 하도록 강제하는 장치가 있어야한다.

 

부정과 부패는 국민의 이익을 가장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다. 공복이 주인의 몫을 사적으로 챙기는 일이다. 만일 부패가 드러나면 그 부패로 챙긴 이익보다 훨씬 가혹한 손해를 보게되어야 해결될 수 있다. 법제도에 의한 강력한 처벌이나 유권자가 표로써 하는 처절한 응징이 필요하다

 

지역대결의 구도는 단순히 특정 정치인의 특정지역 당락에 관련된 문제가 아니다. 지역정치의 독과점으로 인한 주권자의 극심한 피해가 문제인 것이다. 또 지역구도에 의하여 당락이 결정되면 정치인들이 유권자의 눈치를 볼 일이 없다. 불성실하게 정치행위를 함부로 하거나 민의를 반영할 필요가 없어진다.

 

각 지역별로 여야가 항상 경쟁하는 구조가 국민에게 이로운 것이다. 국익에 보탬이 되는 일이다. 경쟁없이 독과점하는 정치는 결코 민의를 대변할 리가 없는 것이다. 선거구제도를 뜯어 고쳐서 소수자의 사표를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조직을 불법적으로 동원하고, 반칙을 일삼는 정치는 직접적으로 국민의 의사를 왜곡하여 정치적 사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유불리에 따라서 왔다갔다 하거나 허위와 거짓으로 표를 훔치는 행위는 국민을 철저히 우롱하는 것이다. 지금은 법으로 금지된 경선불복 후 독자출마같은 제도는 매우 유용한 수단이다. 또 그렇게 신의없이 반칙을 일삼는 정치인들이 국민의 외면속에 철저히 손해를 보는 정치판이 되어야할 것이다. 또 낙천낙선 운동같은 것이 지난친 법적 제약을 받는 점도 해소할 필요가 있다.

 

정책이 선거결과를 좌우해야 옳다. 득표를 위해 모호하고 교묘한 속임수 공약을 내세우고, 당선 후에는 헌신짝처럼 공약을 폐기하는 정치는 없어져야 할 것이다. 시민사회가 펼치곤 하는 매니페스토운동같은 것이 좀 더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전개될 필요가 있다. 시민사회의 감시활동은 정치인의 거짓 공약을 감소시킬 중요한 수단이 된다

 

정당의 뿌리를 만들어야한다. 일인지배정당이 사라진 지금 소수의 계파수장들이 정당을 과점지배하는 상황은 확실히 부적절하다. 서로 이익을 나누거나, 이해가 엇갈리면 헤어지고 헐뜯는 일은 국민의 이익에 반한다. 그렇게 과두정당들이 난립하면 지속성이 없는 정당들이 생기고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어 책임정치가 불가능하다.

 

정당마다 정책적 지향을 함께 하는 당원들이 참여해야한다. 그들이 리더쉽을 만들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상향식 정당이 훨씬 민주적이다. 그렇게 되면 정치인들이 책임정치를 무력화하고 이합집산을 함부로 하기 어려울 것이다. 당연히 정치집단의 잘잘못에 대한 책임을 묻거나 보상할 수단이 마련되는 셈이다.

 

깨끗한 정치, 지역대결이 해소된 정치, 정당이 뿌리를 갖고 지속되는 정치, 권모술수를 함부로 부리지 못하는 정치, 정책이 항상 선명하게 드러나고 그것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자유로운 정치 등이 국민과 국익에 부합하는 참다운 정치이다. 그런 것을 지향하는 정당과 정치인이 옳다. 그런 정치를 향유하는 국민이 행복할 것이다.

 

3. 좋은 정치를 구현하기 위해서 필요한 일

 

두 말할 필요도 없이 국민의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 누가 가장 깨끗한 정치인인지를 국민이 판단해서 지지하면 된다. 아무도 없다면 누가 덜 부패한 정치인이고, 정치집단인지 가려서 배제하면 된다. 법제도로 모두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국민의 관심과 적극적 의사표시가 필요한 것이다.

 

누가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지역구도의 이득을 얻으려 하는지를 가려내야한다. 그런 망국적인 정치를 하는 사람이나 집단이 있다면 국민이 가려내서 응징하는 것이 가장 절실히 필요하다. 지금처럼 지역주의적 투표를 해서는 결코 국민의 이익도 국익도 지켜질 수가 없다. 정치자영업자들의 배만 불려줄 뿐이다. 이 역시 국민의 각성이 절실한 일이다

 

권모술수를 부리는 정치인은 철저히 외면하는 것이 옳다. 잘못에 대한 책임을 부당하게 면하려는 정치인,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신의를 저버리는 정치인을 국민이 가려내서 응징해야한다. 필요하면 당을 만들고, 불편하면 부쉬고 하는 행위를 외면하는 것이 좋은 정치를 만드는 첩경이다.

 

정책에 있어서 명료하고 분명하게 드러내는 정치인을 국민이 지지해야한다. 표를 잃을까 모호하게 거짓말을 하는 정치인에게 표를 줘선 안된다. 시민사회의 매니페스토 운동에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격려할 필요가 있다. 정직하게 정책을 발표하고 그것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정치인과 정치집단을 지지해야 한다.

 

뿌리를 든든히 내리고 오래 지속하는 정당을 지지해야한다. 쉬임없이 당을 만들고 부수는 정치인들은 외면을 받아 마땅한 것이다. 그 동기가 실정의 책임을 면하려는 것이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한 것이나 책임정치를 무력화하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책임정치의 원리를 엄격히 적용하는 국민이 늘어나면 그런 짓을 함부로 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 모든 일은 결국 해법이 하나이다. 바로 국민의 참여와 관심이 정답이다. 정치가 망가져서 국익을 해하고 국민을 괴롭혀도 아무런 생각없이 무심코 투표하는 국민은 결코 좋은 정치를 누릴 자격이 없는 것이다. 국민의 수준을 넘는 좋은 정치는 결코 존재할 수가 없는 것이다. 주권자인 국민은 결과에 대한 책임도 고스란히 떠 맡아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절대 무심코 투표하지 말아야한다.

덧붙이는 글 | 노사모, 개인블러그에 함께 올립니다.

2007.10.17 17:26ⓒ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노사모, 개인블러그에 함께 올립니다.
#한국정치 #국민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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