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7.10.17 14:12수정 2007.10.2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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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낭만이 넘실거리는 민둥산 억새명산 민둥산에 올라 바라본 풍경은 서늘한 가을바람에 일렁이는 억새꽃들과 함께 맑고 푸른 하늘, 그리고 그 하늘에 두둥실 떠있는 뭉게구름까지. 그야말로 가을 낭만이 가득한 환상적인 풍경이었다 ⓒ 이승철
▲ 가을낭만이 넘실거리는 민둥산 억새명산 민둥산에 올라 바라본 풍경은 서늘한 가을바람에 일렁이는 억새꽃들과 함께 맑고 푸른 하늘, 그리고 그 하늘에 두둥실 떠있는 뭉게구름까지. 그야말로 가을 낭만이 가득한 환상적인 풍경이었다
ⓒ 이승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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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둥산이라면 아주 못생긴 산이라는 뜻 아녀?”
“그래, 산 이름이 좀 촌스러운 것 같군.”
10월 16일, 억새명산으로 소문난 강원도 정선의 민둥산으로 가는 승용차 안에서 일행들이 나눈 말이다. 그러나 서울에서 3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민둥산 입구, 증산초등학교 앞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오른 민둥산의 모습은 가을낭만이 억새꽃처럼 넘실거리는 환상적인 풍경이었다.
주차장에서 도로를 건너 작고 좁은 나무다리가 걸려 있는 개울을 건너면 바로 등산로가 시작된다. 산길은 경사도 완만하고 흙길을 잘 다듬어 놓아서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었다.
“이건 등산로가 아니라 산책 코스로구먼.”
오르는 길이 평탄하고 좋아서 하는 말이었다. 이렇게 좋은 길은 정상에 이를 때까지 계속되었다. 산 중턱의 임도 가에 있는 가게에서 막걸리 한 으로 목을 축인 일행들은 그야말로 룰루랄라 여유로운 모습이다.
조금 더 올라가자 정상이 저만큼 바라보이는 지점에는 20여m 정도의 격을 두고 소나무 다섯 그루가 서 있었다. 그런데 청정하고 늠름한 모습으로 서 있는 소나무들은 마치 산을 찾은 사람들을 격려라도 하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다.
정상의 높이가 해발 1118m나 되었지만 오르는 것은 잠깐이었다. 1시간 30분이나 걸렸을까, 길도 좋고 완만하여 어린이나 노인들이 오르기에도 별 무리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주차장이 있는 증산초등학교 지점의 높이가 560여m나 되어 실제로 걸어 올라가는 높이는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히야, 정말 환상적이구먼.”
“어머 멋져! 저 위쪽 좀 봐? 그리고 저 산 넘어 하늘도, 또 저 능선 넘어도.”
우리 일행 한 사람이 감탄사를 터뜨리자 기다렸다는 듯 주변에 있던 여성들이 경쟁이라도 하듯 경탄을 금치 못한다.
억새밭 입구에 들어서자 불어오는 서늘한 가을바람에 일렁이는 억새물결과 맑은 하늘에 떠있는 뭉게구름, 그리고 주변의 높고 낮은 산들이 어우러진 모습이 가히 환상적이다.
“아까 차 안에서 누가 이 산을 촌스러운 산이라고 했지? 촌스러운 산이 아니라 기막힌 명산이로구먼.”
“저 부드러운 능선과 억새밭, 그리고 저 하늘빛과 구름까지, 이건 지상의 세계가 아니라 우리들이 마치 어느 선계에 올라와 있는 느낌이 들 정도잖아?”
일행들뿐만 아니라 산에 오른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치에 취해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정상에는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등산객들이 올라와 정상 표지석을 중심으로 사진을 찍거나 주변에 둘러 앉아 점심을 먹고 있었다.
“그런데 이 산은 모양이 정말 특이하구먼.”
부드러운 능선과 푹 꺼진 듯한 지형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그런데 이런 특이한 형태의 지형을 카르스트라고 한다는 것이다. 정상에 있는 안내문에 의하면 카르스트 지형은 유럽 아드리아 연안의 한 지방 마을을 일컫는 이름이라고 한다. 카르스트 지형을 돌리네라고 하는데 돌리네란 석회암에 함유되어 있는 탄산칼슘이 빗물에 용해되어 나타나는 침하현상으로 생긴 지형을 말하는 것이다.
이런 돌리네는 이 민둥산 일대에 산 위의 4개를 포함하여 12개가 분포되어 있었다. 산 중턱의 발구덕이라는 마을 이름도 여덟 개의 돌리네(구덩이)가 있다는 것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민둥산 정상에서 바라보이는 전망은 그 경치가 정말 아름답고 환상적이어서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이렇게 멋진 경치를 우리들만 봐서 되겠어? 다음에는 마누라랑 같이 와야 되겠는 걸.”
일행 한 명이 하는 말이었다. 경치가 정말 좋아서 아내와 함께 꼭 다시와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다행이 산길이 험하지 않고 오르기도 쉬워서, 평소 등산을 잘하지 못하는 부인도 같이 올라올 수 있을 것 같은 모양이었다.
억새물결과 가을낭만이 일렁이는 아름다운 민둥산, 노인이나 몸이 약해 등산에 자신 없는 사람들에게도 권해주고 싶은 산이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유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7.10.17 14:12 | ⓒ 2007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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