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 대운하와 함께 중국 3대 역사(役事)라 불리는 투르판 카레즈. 오직 원시적인 도구로 건설된 인공 지하수로이다.
모종혁
1년 내내 만년설로 뒤덮여 있는 톈산산맥에서 흘러내린 물은 카레즈를 통해 투르판까지 이어져 내려온다. 카레즈는 페르시아어로 '지하수'에서 유래된 말로, 정확한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학설이 존재한다.
2000여 년 전부터 건설된 것으로 추측되는 카레즈는 고대 투르판인들이 간단한 삽과 곡괭이로 한 삽 한 삽 지하 땅굴을 파서 만들어진 대역사다.
극심한 물의 증발을 막기 위해 카레즈를 고안한 투르판인들은 한 사람이 모래를 파고 다른 사람이 바구니에 흙을 옮기며, 지상에 있는 사람은 지하로 뚫린 구멍으로 바구니를 두레박에 담아 퍼올렸다. 이렇게 극히 원시적인 방식으로 건설된 지하수로는 총연장 길이가 5000㎞로, 베이징에서 항저우에 이르는 대운하(3200㎞)보다 훨씬 더 길다.
오늘날 확인된 것만 해도 1000여 갈래에 이르는 카레즈는 뜨겁고 건조한 기후에서 물의 증발을 최소화했다. 모래와 강풍의 위협까지 수질을 보호하여 투르판을 옥토로 변모시켰다. 톈산산맥에서 흘러온 질좋은 물은 1년에 맑은 날이 300일 이상으로 강렬한 태양이 작열하고, 서리가 내리지 않는 날이 268일인 투르판의 자연환경과 더해서 과일의 '여왕'인 포도의 재배를 가능케 했다.
메소포타미아 지역과 카스피해를 기원지로 꼽는 포도는 기원전 2세기 장건이 서역에 사신으로 파견되면서 중국에 전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투르판 일대에서 재배되는 포도 품종은 300여 가지에 이르고 포도나무 평균수명은 150년이나 된다. 9월 23일 중국 국영 <CCTV>는 "투르판의 포도 재배 총면적은 24만무(畝)에 달하고 한 해 총생산량은 50만여 톤에 달한다"면서 "생산되는 포도는 껍질이 얇고 육질은 풍성하며 당도는 최고 25%에 달하는 강한 달콤한 맛과 우수한 품질을 자랑한다"고 보도했다.
척박한 자연을 이겨낸 투르판인의 달콤한 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