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포구대대포구의 유람선
조찬현
갈대는 파도와 함께 서러운 울음을 토해낸다 순천만 갈대숲에 서면 갈대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갈바람이 스치고 지날 때마다 서걱서걱 울음을 운다. 허허벌판에서 서로를 붙들고 기대어보지만 가눌 수 없는 몸부림으로 울부짖고 있다. 신경림 시인이 노래했듯 어쩌면 갈대가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순천만에 가을이 깊어 가면 갈바람에 하얀 갈꽃이 부대끼며 운다. 하얀 눈물 뚝뚝 흘리는 순천만 갈꽃의 울음소리가 가슴을 파고든다. 사람들은 갈대의 슬픔일랑 알 바 없다는 듯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한 장이라도 순천만의 모습을 더 담아 가려는 욕심일 게다.
순천만 갈대밭은 노을 지는 저녁 무렵의 풍광이 멋지다. 순천만에 어둠이 내리면 갈대는 더 쓸쓸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갈대밭이 시작되는 대대포구에서 탐사선을 타고 갈대밭을 둘러보면 그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만다. 바다로 이어지는 구부러진 물길을 헤집고 유람선이 푸른 바다를 가를 때면 소용돌이치는 급물살에 갈대는 몸부림이다. 갈대는 파도와 함께 서러운 울음을 토해낸다.
순천만을 보려면 갈대밭을 가로지르는 산책로를 따라 용산에 올라야한다. 흐드러진 갈대와 S자 물길, 갈대섬이 한 폭의 그림처럼 한눈에 들어온다. 대대포구의 갈대밭과 농주리 칠면초 군락, 솔섬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