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에버 정상영업합니다'는 피켓을 든 구사대. 지난 6월 말부터 7월에 걸쳐 진행된 홈에버 월드컵몰점 점거투쟁 돌입 100일 째를 맞은 6일, 이랜드·민주노총이 진행한 홈에버 월드컵몰점 앞 집회에서도 구사대는 어김없이 등장했다.
안윤학
"청와대 앞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을 욕하는 1인 시위도 하는데, 홈에버 앞에서는 피켓 들고 서 있지도 못하나?"
6일 오후 서울 상암동 홈에버 월드컵몰점 정문 앞. 정종권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매장 안에까지 울려퍼졌다.
정 위원장이 '이랜드 그룹은 비정규직 확산을 중단하고 용역전환을 철회하며 전환배치를 중단하라'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펼치려 하자, 노조 집회를 막기 위해 회사가 동원한 이른바 '구사대'가 등장해 피켓을 빼앗고 갈기갈기 찢었기 때문이다.
정 위원장은 조각난 피켓을 바닥을 깔고 매장 앞에서 가부좌를 틀었다. 이어 "경찰은 박성수 이랜드 회장으로부터 월급을 받냐"고 목청을 높였다. 구사대의 '횡포'를 제지하지 못하고 쩔쩔매는 경찰을 꼬집은 것이다.
사실 이 날은 지난 6월 말부터 7월에 걸쳐 진행된 홈에버 월드컵몰점 점거투쟁 돌입 100일 째를 맞는 날이다. 정 위원장으로부터 100여m 떨어진 곳에서는 이랜드·홈에버 비정규직, 민주노총 노조원 등 300여명은이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이랜드 그룹을 규탄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었다.
상시적인 구사대의 횡포..."구사대가 나오면 경찰이 사라진다" 사실 구사대의 횡포는 이날만 있었던 문제가 아니다. 용역 및 회사 직원들로 구성된 구사대는 이랜드 유통매장 앞 집회 때마다 등장해 위압감을 조성했다.
때로는 폭행도 서슴지 않았다. 그동안 집회에 참석했던 일부 이랜드·홈에버 노조원과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이들에게 부상을 입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 인터넷 매체 기자가 구사대로부터 폭행을 당해 사측으로부터 200여 만원의 합의금을 제안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