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묘사신도 벽화가 있는 오호묘 입구
이기원
무덤 안으로 들어간다고 하니 무섭다는 아이들도 있었다. 비가 추적추적 쏟아지는 날 무덤에 들어간다는 게 내키는 일은 아닐 수도 있겠다 싶었다. 혼자 들어가는 게 아니라 50여 명이 한꺼번에 들어가는 거라 아이들은 순순히 무덤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어두운 통로가 아래로 이어졌다. 긴 굴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니 사신도가 있다는 돌방이 있었다. 굴식돌방무덤이 어떤 것인지 몸으로 체험한 것이다.
“사람이 너무 많으니 한꺼번에 설명하기 어렵네요. 앞에 있는 사람들 먼저 설명 듣고 나가면 뒷사람들은 나중에 설명해 드릴게요.”가이드는 돌방 내부를 설명해주었다. 관이 놓인 장소부터 시작해서 사신도 벽화를 상세하게 설명해주었다. 하지만 돌방 내부가 워낙 어둡고 아이들이 한꺼번에 많이 들어와 가이드의 설명이 효과적으로 아이들에게 전달되기 어려웠다.
“벽에 그려진 그림은 사신도에요. 무덤에 묻힌 귀족들을 지켜주기 위해 동, 서, 남, 북 네 방향을 그린 그림입니다.”가이드의 손짓에 따라 사방에 그려진 청룡, 백호, 주작, 현무를 보려고 애썼지만 조명이 어두워 제대로 알아보기 쉽지 않았다. 사신도가 어떤 모습인지 가닥도 잡지 못하고 가이드가 가리키는 손가락을 따라 아이들은 이리저리 시선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