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사태, 전두환씨는 어떻게 보실까

등록 2007.10.03 15:55수정 2007.10.0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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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정권에 강력히 항의하는 민중의 반정부 시위, 일본인 기자의 안타까운 죽음 등에도 불구하고 '버마 사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언론을 통해 버마 사태를 접하면서 '남의 일 같지 않다'는 생각을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 이유는 우리에게도 지금의 버마와 같은 어두운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실제로 일각에선 버마 사태를 통해 80년대의 광주와 전두환씨를 동시에 떠올리며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지 버마 정부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중국조차 아직은 별다른 조치를 취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버마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것은 비단 중국뿐만이 아닌듯합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배출한 한국도 이에 대해 미온적이기는 마찬가지인 듯 보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국민들이 더 적극적으로 버마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는 듯한 인상입니다. 자칫 이런 시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으로 인해 버마 사태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줄어들지는 않을지 걱정스럽기까지 합니다. 물론 남북이 분단되어있고, 여전히 서로 적대시하는 상황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갖는 의미 또한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의제 중 하나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아픈 '과거'가 버마에는 '현재'라는 사실, 아마도 그것이 버마 사태가 주는 씁쓸함의 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그 때문에 그들이 처한 현실 또한 남의 일처럼 보이지 않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남북정상회담만큼이나, 아니 그것에 대한 관심의 십분의 일만이라도 버마에 투자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그들은 우리의 광주가 그랬던 것처럼, 사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나 외부의 관심을 간절히 원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버마 사태 여러모로 '전'씨를 떠올리게 한다


군부 독재, 시민들의 민주화 항쟁 등 버마 사태는 여러모로 전두환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합니다. 80년 광주 민주화 항쟁에 대해서도 침묵하고 계신 분에게 버마 사태를 어떻게 보시냐고 묻는다면 실례가 될 수도 있을까요.


공교롭게도 버마는 전두환씨와도 인연이 깊은 곳입니다. 70년대 초반 태생인 나에겐 83년의 버마 아웅산 폭탄테러 사건은 지금도 어렴풋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군장성들과 장관급 수행원들 상당수가 폭탄 테러로 운명을 달리했던 바로 그 사건은 어린 초등생에게도 충격 그 자체였기 때문입니다.


당시 광주에 대해 전혀 모르던 '어느 초등학생'은 대통령이 무사하다는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었습니다. 그 철없던 초등학생이 지금은 성인이 되어 '광주'를 알게 되고, 그 당시 대통령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있습니다.


버마는 전대통령에게도, '우리'에게도 아주 중요한 곳인 듯 보입니다. 전두환씨는 버마 사태를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궁금하군요. 철부지 초등학생 꼬마가 이제는 어느덧 성인이 되어 진지하게 묻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께서는 버마 시민들에게 어떤 위로를 전하고 싶으신지, 그리고 버마 군사정권에게 어떤 충고를 하고 싶으신지 정말 궁금합니다.

 

<위키 백과>에 소개된 83년 아웅산 사건

아웅산묘역 폭탄테러사건은 1983년 10월 9일 미얀마(당시 버마)의 수도 양곤에 위치한 아웅산 묘역에서 미리 설치된 폭탄이 터져 한국인 17명과 미얀마인 4명 등 21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당한 사건이다.

미얀마는 대통령 전두환의 서남아시아, 오세아니아 순방의 첫 방문지였으며, 이날은 버마의 독립운동가 아웅 산의 묘소에서 참배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대통령은 행사에 참가차 이동중이었고, 사건이 일어난 오전 10시 28분에는 부총리 서석준을 비롯한 수행 공무원들과 경호원, 기자들이 미리 대기해 있다가 피해를 입었다.

미얀마 정부는 북조선 국적의 범인 3명 가운데 신기철을 사살하고 진씨라는 성만 알려진 한 사람과 강민철 두명을 체포한 뒤, 북조선과의 국교는 단절했다. 진모씨는 이듬해 사형당했고, 강민철은 현재 미얀마에서 복역 중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좀더 보강해서 쓴 것입니다. 다음 아이디: 전설73, 오마이뉴스 아이디와 동일합니다.

2007.10.03 15:55ⓒ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좀더 보강해서 쓴 것입니다. 다음 아이디: 전설73, 오마이뉴스 아이디와 동일합니다.
#전두환 #버마 #미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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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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