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피크트램의 모습. 피크트램을 운영업체는, 피크트램이 1888년에 처음 운행을 게시한 이래 단 한 차례의 사고가 나지 않은 안전한 교통수단임을 자랑으로 여긴다.
이준혁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솔직히 이 피크트램을 타면서 두려운 점이 없지 않았다. 정전, 전류오류, 단선 등 전기적 사고라든지, 선로붕괴 등의 토목적 사고, 혹은 지진, 산사태, 강풍 등 자연적 사고 등 다양한 사고가 빠르게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인재(人災)라면 엄청난 중력가속도에 의해 바닥으로 떨어지며 다치거나 죽는 경우이며, 천재(天災)라면 열차 자체가 뒤엎기고 구르며 다치거나 죽는 경우이다. 어느 경우도 생각하기 싫은, 더불어 있어서는 안 될 끔찍한 경우이다.
하지만 나는 홍콩의 토목·전기·기계 엔지니어들을 믿어보기로 했다. 토목공학을 전공하는 개인적 입장을 떠나, 1년에 무려 400만 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고, 1억 명이 넘는 누적인원이 무사히 탔던 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결국 그들에 대한 신뢰는 '당연히' 내게도 어긋나지 않았다. 총 1364m의 운행구간에서 아무런 사고도 없었던 것은 물론, 수직높이로 368m나 올라가는데도 롤러코스터처럼 일부러 겁을 주는 모션도 없었다. 별 탈 없었기에 이렇게 멀쩡히 여행기를 쓰고 있지 않은가.
아름다운 빅토리아피크에서의 홍콩야경여행 가이드북을 보면 피크트램을 탈 때 (올라갈 때에는) 오른쪽에 앉으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 실제 가 보니 그러한 내용을 괜히 적어놓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45도가량 경사진 길을 10분간 올라가는 피크트램. 왼쪽이라고 아주 나쁜 것은 아니지만 오른쪽의 경우, 면 경사진 각도로 보는 멋진 홍콩 풍경을 만나게 된다. 입으로는 "우리 이거 고장 나면 창문 깨고 뛰어내려 재빨리 나무나 바위를 잡아야 돼"라는 스타일의 말이 나올지라도….
손으로는 홍콩의 야경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고, 마음으로는 그 야경의 감탄을 소화하느라 숨이 가빠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기울어져 보는 아름다운 야경, 한 번쯤 경험해 볼 만한 가치가 분명 있다.
상층부 종점인 피크타워에서 내리면 1층의 상점을 거쳐 나가도록 동선이 구성되어 있었다. 마침 영호 형과 종규가, 옥토퍼스카드에 문제가 발생하여 결제가 안 되어 우왕좌왕하다가, 다른 네 명만 먼저 올라오게 된 상황이라 그 둘을 기다려야 했기에, 잠시 피크타워 1층의 상점을 들르게 됐다.
상점에 있는 물건은 솔직히 물건이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운반이 힘들었는지 몰라도 지나치게 비싼 가격이다. 쇼핑의 천국이라는 홍콩인데 굳이 여기에서 물건을 사야 하는가 싶을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