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레에 잘 걸리는 떡추석과 같은 명절 때에는 유독 송편을 먹다가 기도가 막혀 사망하는 사고가 많이 벌어집니다. 떡을 먹을 때 천천히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마이뉴스 이종호
저는 올해 들어 떡을 먹을 때마다 언제나 작은 조각만 떼어 입에 넣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이런 습관은 몇 개월 전 친할머니가 돌아가신 이후 생긴 버릇입니다.
그렇습니다. 습관의 원인은 저의 친할머니께서 올봄 인절미를 드시다가 사레가 걸리시면서 질식사로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이번 추석에도 얼마 안 되는 크기의 송편이지만, 저는 송편을 한입에 넣지 않고 입으로 베어 2조각으로 나눠 먹습니다.
돌아가신 할머니는 항상 나가시던 경로당에서 인절미를 드시다가 사레가 들리는 바람에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아마 이도 성하시지 않으셨던 할머니께서 인절미를 잘게 씹지 못하시고 삼키셨다가 봉변을 당하신 것 같았습니다. 그 당시 경로당에 계셨던 할머니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119에 신고했지만, 119대원들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뇌사상태에 빠진 후였다고 합니다.
당시 그 옆에서 아무 도움을 주지 못하고 계셨던 할머니들께서는 심한 죄책감을 느끼셨다는군요. 만약 건강하던 사람이 이물질이 목에 걸려 옆에서 죽어 가는데 아무 도움을 줄 수 없다면 아마 그때 옆에서 발만 동동 구르셨던 할머니들이 느꼈을 죄책감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질식사는 실제로 비교적 흔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서울소방방재본부에 따르면 서울에서 작년 한 해에만 음식물 등이 기도로 넘어가 질식되는 사고로 135차례나 출동하였습니다. 9월 24일 광주에서 추석을 맞아 송편을 먹던 70대 노인이 질식사하는 사고가 있었고, 9월 25일 대전의 한 복지시설에서는 차례 송편을 먹던 50대가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있는 등 떡을 먹다가 질식사하는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지난 2004년에 <달려라 하늬>의 홍두깨 목소리로 전 국민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성우 장정진씨가 <일요일은 101%>란 오락 프로그램의 녹화 도중 떡먹기 게임을 하다 질식사하는 사건으로 일반인들에게 꽤 잘 알려진 '기도 폐쇄로 인한 질식'은 그 어떤 사고나 질환보다도 신속성이 요구됩니다. 그리고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음식물에 의한 질식을 쉽게 치료할 수 있습니다.
초기 신속한 대처가 중요
이물질에 의한 질식을 막는 방법 |
1. 큰 덩어리의 음식물은 작은 조각으로 썰어서 먹습니다.
2. 너무 많은 알코올 섭취는 감각을 둔하게 만들어 큰 부피의 음식을 삼키려는 것을 막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3. 땅콩이나 사탕 등의 간식을 4세 미만의 아이들에게는 주지 않고, 4세 이상의 아이에게 줄 때에도 옆에서 주의 깊게 지켜보아야 합니다.
4. 장난감에 표기된 이용 가능 나이를 지켜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안전한 장난감의 크기는 최소한 5.7cm 이상의 길이이거나 3.2cm 이상의 둘레를 가진 장난감입니다. /엄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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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한두 번씩은 사레가 들려 고생한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연이은 몇 번의 기침으로 이런 위기를 탈출했던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음식을 먹는 도중 주변 사람에게서 다음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여러분들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환자가 갑자기 숨쉬기가 매우 힘들어진 것으로 보이거나, 목의 하부나 배의 상부가 안으로 빨려 들어가 보인다거나 심하면 안색이 파랗게 될 경우라면 기도 폐쇄에 의한 질식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증상은 여러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하고 한두 증상만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의식이 있는 경우 기침을 유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충분히 의식이 있고 몸을 가눌 수 있다면 일단 쪼그려 앉으세요. 그리고 앉은 자세에서 입을 크게 벌리고 기침을 유도해야 합니다. 조금 심한 사레도 무조건 반사인 기침을 통해 대부분 치료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방법으로도 안 될 경우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환자가 앉아 있거나 서 있을 때 환자 뒤에 서서 한 손으로 환자의 가슴을 받치고, 다른 한 손으로는 환자의 등을 빠르고 세게 수차례 치면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위와 같은 방법으로 간단하게 이물질을 몸 밖으로 유도할 수 있습니다.
기억하자! '하임리히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