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대사관안에서 한 직원이 집회 현장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권우성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한국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라 나왔다.
조모아씨는 "한국 정부는 버마 민주화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면서 "한국은 버마에 기업투자를 허용하는 등 경제적 지원 정책을 펴고 있지만 이는 버마 민중들과 민주화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모아씨는 "버마 군인의 상당수가 한국산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며 "이 총칼이 민중을 향해 날아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국내 방산업체들이 지난 5년간 미얀마 정부에 포탄제조공장 설비와 제조기술을 제공한 사실이 지난해 한국 검찰에 적발된 사실을 두고 한 말이다.
유종순 버마 민주화를 지원하는 모임 공동대표도 "최근 미얀마 사태는 한국의 1980년 광주학살을 떠오르게 한다"며 "한국 정부는 과거의 부끄러운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민주주의와 인권을 유린하는 미얀마 정부와 단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유 대표는 "45년째 민중의 고혈을 짜내는 미얀마 정부와 교류하는 것은 국제사회에 낯을 들 수 없는 수치"라고 비난했다.
마우저씨는 "현재 버마의 상황은 1987년 한국의 민주화 과정과 비슷하다"면서 "평화, 민주를 위해 피를 흘리고 있는 버마인들을 잊지 말고 힘을 모아 달라"고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한편, 미얀마 정부는 지난달 천연가스 가격 5배, 경유 가격 2배 등 연료값을 대폭 인상해 시민들의 반발을 샀다. 현재 미얀마 군중의 반발은 군부의 통치에 저항하는 반정부·민주화 운동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대규모 유혈 충돌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AFP 등 외신은 지난 26일 미얀마 승려들이 정부의 야간통행·집회금지령에도 반정부 시위대 수 만 명을 이끌고 9일째 가두행진을 벌였으며 군부의 강제진압으로 시위대 4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