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례 할머니배창일
20년이 넘도록 청량음료를 마셨지만 할머니의 건강은 별 문제가 없다고 한다. 밥도 잘 드시고 잠도 잘 잔다는 것이 가족들의 설명. 노환으로 움직이는 것이 조금 불편하고 눈과 귀가 어두운 것 말고는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없어 가족들도 무척 신기해한다고 한다.
귀남씨는 “올 여름 병원에서 받은 건강검진에서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나왔다”면서 “아무래도 어머님 위장은 ‘무쇠’로 만들어 진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가족들에게 장수의 비결을 묻자 ‘소식(小食)’하는 식습관을 첫째 비결로 들었다. 젊었을 때나 지금이나 절대 과식하는 법이 없다고 한다. 죽처럼 진밥은 절대 먹지 않고 된밥만 먹는 것도 할머니만의 특별한 습관이다. 이가 모두 빠진 지 오래지만 아직까지 명태포를 입에 달고 산다는 할머니는 고구마와 카라멜 땅콩도 무척 좋아하신다고.
며느리 귀남씨의 밝고 화통한 성격도 할머니 건강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시어머니 수발에다 3번의 허리수술로 힘든 몸이지만 언제나 웃음 띤 얼굴로 할머니의 가장 크고 소중한 벗이 되고 있다.
마을 사람들이 집으로 올 때면 “누고, 누가 왔노”라며 잘 보이지 않는 눈으로 확인한다는 할머니는 다른 건 잊어도 손주들의 이름만은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고 한다. “드시는 것도 잘 드시고 병원 한번 안 갈 정도로 건강하신 걸 보면 아직 좀 더 사실 마음이 있으신 것 같다”는 귀남씨의 말을 뒤로하며 하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직도 속옷 빨래만은 손수올해로 102세인 주말선 할머니. 옥포 국산에서 태어난 할머니는 나이 열여덟에 하청면으로 시집 왔다. 몇 년 전까지 큰 아들네에서 지냈던 할머니는 현재 작은 아들 신복남씨(70)와 함께 살고 있다.
일백살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며느리에게 미안하다며 속옷 빨래만은 어느 누구에게 미루지 않고 손수 하신다는 할머니는 젊었을 때부터 깔끔하기로 소문이 났었다고 한다. 속옷 빨래만이 아니다. 혼자 세수도 하고 화장실도 가고 비질도 할 수 있을 만큼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며느리 김주연씨(64)는 “지난해 봄까지만 해도 지팡이를 짚고 집밖으로 마실을 다닐 정도로 정정하셨는데 이젠 다리에 힘이 많이 빠지셨는지 잘 걷지를 못한다”면서 “요즘은 사람만 보면 다리에 힘 좀 넣어달라고 다그치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