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충현원에서 천씨 남매.
충현원
"엄마, 부끄러워하거나 죄스럽게 생각하지 마시고 당당하게 만나 주세요."
30여년 전에 전남 화순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입양된 남매가 그리운 어머니를 애타게 찾고 있어 주위를 숙연케 한다.
주인공은 천운선(71년 1월 17일생), 천광우(73년 10월 23일생)씨 남매. 남매는 1975년 2월 25일 화순에서 할머니랑 헤어진 게 가족과의 마지막이었다.
당시 5살이었던 누나 천운선씨는 할머니 손을 잡은 채 산을 넘고 걸었던, 헤어질 당시를 기억하고 있었다.
운선씨의 호주머니에는 헤어질 당시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아이 없는 사람이 잘 키웠으면 한다'"는 내용의 쪽지가 들어있었다.
천씨 남매는 광주 남구 양림동에 있는 사회복지 법인 충현원(忠峴院)에 맡겨졌다가 다시 서울에 있는 한국사회봉사회를 통해 5개월 후인 1975년 7월 20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입양됐다.
천씨 남매를 입양한 양아버지는 암스테르담에서 농화학교수로 재직하고 있었다. 교수부부는 당시 남매를 두고 있었으나 베트남전에서 부모를 잃은 불쌍한 아이를 입양하기 위해 관계 기관에 입양신청을 한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