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사극의 새로운 주류 아이템이 될 수 있을까?

11일 첫 회 방영한 <태왕사신기>, 판타지 전면에 내세워

등록 2007.09.12 11:48수정 2007.09.12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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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는 그동안 영화나 만화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장르였다. 특히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같은 영화는 전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하며 소재 고갈에 시달리는 영화계에 주류 아이템으로 자리잡기까지 했다.

이런 판타지가 안방극장으로 진출하였다. 11일 첫 회를 방영한 <태왕사신기>(연출 김종학 윤상호 극본 송지나 박경수)가 판타지를 드라마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판타지를 드라마 전면에 내세운 <태왕사신기>
판타지를 드라마 전면에 내세운 <태왕사신기>유상일


<태왕사신기>는 첫 회분에서 드라마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약 2천여 년 전인 선사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우리 민족의 시조인 단군의 아버지 환웅(배용준 분)을 등장시켰다. 환웅과 세오(이지아 분), 그리고 가진(문소리 분)의 삼각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과정에서 판타지 요소는 스토리의 상당 부분에 더해진 모습이었다.

이는 그동안 우리 사극에서 한 번도 다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최초의 판타지사극이 방송을 탔다는 것만으로도 의의가 있는 것이다.

우리 사극은 그동안 많이 변모해왔다. 시대 흐름과 나날이 높아지는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반영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와 새로운 아이템이 등장하였고 이제 등장한 판타지도 그러한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이다.

과거 우리 사극은 조선시대의 궁중을 배경으로 권력 다툼과 궁중 암투가 주를 이루었다. 그런 사극의 유행이 오래 지속되던 중 1999년 방영된 <허준>(연출 이병훈 극본 최완규)은 인물 구성과 대사 처리에서 현대적인 요소를 가미하였고 당시로는 파격적으로 현대풍의 OST가 사용되며 사극의 변화를 이끌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퓨전사극 <대망>
우리나라 최초의 퓨전사극 <대망>유상일


사극의 진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간의 정통사극에서 벗어나 퓨전사극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2002년 방영된 <대망>(연출 김종학, 극본 송지나)은 심지어 가상의 조선 임금을 내세우기도 하고 복식과 머리 스타일 역시 조선 시대의 그것에 구애 받지 않는 완연한 퓨전사극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2003년작인 <다모>(이재규 연출, 정형수 근본)와 2004년 방영된 <해신>(강일수,강병택 연출 정진옥 극본) 역시 퓨전사극을 표방한 대표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퓨전사극의 유행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하였다. 최근에는 퓨전사극이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이면서 <대조영>(연출 김종선, 극본 장영철)과 <연개소문>(연출 이종한, 극본 이환경)처럼 다시 정통사극으로의 회귀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트렌드는 또다시 변화하며 <태왕사신기>에 이르러 이제는 판타지사극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사극이 등장한 것이다.

판타지라는 새로운 장르가 사극의 새로운 주류 아이템이 될 수 있을지는 앞으로 24부까지 전파를 탈 <태왕사신기>의 흥행 여부에 달려있다. <태왕사신기>가 성공을 거둔다면 앞으로 더 많은 판타지사극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고 그것은 소재 고갈에 시달리고 있는 사극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TV리뷰 기자단 응모'


덧붙이는 글 'TV리뷰 기자단 응모'
#태왕사신기 #판타지 #퓨전사극 #정통사극 #배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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