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타운 아파트"동호공고 이전"에 대한 목소리는 의외로 강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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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제가 이 기사로서 드러내는 저 반응들, 옳기 때문에 애써 노력해 표현한 것은 아닙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양측의 이해관계가 민감하게 걸린 일에는 양쪽 모두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그 요점을 정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서도, 그간의 언론 보도와 제가 이 기사로써 표현한 요점을 잘 판단해 사태가 어느 방향으로 해결돼야 하는지, 궁극적인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 것인지, 진짜 고민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고민해보셨으면 합니다.
우리가 정말 생각해야 할 것, '실업계 교육 위기와 인식 전환''동호공고'가 현재 위치에 유지된다 하더라도, 문제는 여전합니다. 사실 전국 어디를 가든 실업계 학교에 대한 인식은 좋지 않습니다. '불량학생들이 모이는 곳'이라는 인식도 있고, "불량학생들이 많아서 아이들 내보내기 불안하다"는 반응은 굳이 '남산타운 아파트'가 아니라 하더라도 어디를 가든 자식 있는 부모들 사이에서 자주 나오는 반응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근본적으로 생각해봐야 하는 것은 '실업계 교육'에 대한 총체적인 것입니다. '대학만능사회'가 사회적 기류로 정착되고 '특목고'나 '자립형 사립고' 등이 판치면서 실업고는 '공부 못하고 불량한 아이들이 주로 가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이 지나치게 굳혀진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일부' 실업계 고교 학생들이 지나친 행동을 하는 경우가 인문계 고교 학생들의 경우보다 비율이 더 크다고 느낀다는 인식도 있습니다.
문제는 그들보다 더 많은 '선의의 실업계 고교 학생'들이 피해를 본다는 것이고, 제아무리 인문계 고교에 다닌다 해도 '양아치스런' 아이들은 어딜 가나 있기 때문에, 실업계에만 그 굴레를 씌운다는 것도 지나친 일입니다.
소위 말하는 '공교육 붕괴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실업계 교육'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사실 실업계 학생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고졸'이라는 최종학력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면서 전문대 진학을 위해 노력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기술 전수보다는 '전문대학 진학'을 권하는 실업계 고교 교사들도 많다고 하죠. '대학만능사회'가 만들어낸 기이한 현상들입니다.
우리가 '동호공고 사태'를 통해 지적해야 할 궁극적인 요소들은 바로 이런 것들입니다. 남산타운 아파트 주민들의 의견이 앞서 이야기한 대로 주민들의 반응과 달라 취재하던 입장에서는 정말 대단히 당황스러웠는데, 어쨌든 중요한 요점 하나는 남습니다. '실업계 고교 학생들에 대한 안 좋은 인식과 편견'은 확실하다는 것입니다.
제가 궁극적으로 주목한 것은 바로 저 '편견'입니다. 우리의 고민은 이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집중하는 것에 있다고 판단합니다. 실제로 '안 좋은 이미지를 인식시키는' 학생들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인문계든 실업계든, 이런 학생들에 대해서는 학교나 교육당국이 분명한 대책을 세워야 '동호공고 사태'에서 엿보였던 '선의의 학생들'의 억울한 피해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전문대 진학' 등의 다른 길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넓어지고 본래의 의미를 잃고 '아르바이트'로 전락해버린 실업계 고교의 '현장실습' 등에 대한 전면적인 고민도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부 실업계 고교가 시도했고 동호공고도 시도하고 있는 '특화고 변화'의 움직임은 주목할만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