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언론인 의식조사는 1989년 이후 격년 단위로 실시하고 있는 언론재단의 중요한 조사연구 사업이다. 전국 현업 언론인들의 언론활동과 직업의식, 근무환경 등의 현황과 변화 추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내용을 두 권의 책에 모두 소개했다.
매체 수는 서울보다 지방이 월등히 많지만 매출과 당기순이익의 서울 편중현상은 여전히 극심하다. 이러한 쏠림현상은 종사자들의 만족도와 근무환경 평가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신문 기업들의 매출규모면에서 전국지의 경우 지난 한해 1조7700억원으로 지역지 전체 매출규모인 2600억원에 비해 무려 6배 가량 차이가 발생했다. 1년 전에 비해 매출 규모가 10억원 정도 감소했다고는 하나 <조선일보>의 경우 가장 많은 3888억원으로 전체 지역지보다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조선>의 뒤를 이어 <중앙일보>는 3336억원, <동아일보>는 2841억원으로 역시 전체 지역지 매출 합계를 능가했다.
그러나 당기순이익 규모에서는 다소 순위가 발생했다. 전국지의 경우 <세계일보>가 563억원으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한국일보> 418억원, <조선일보> 220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에선 <광주일보>가 9억5000만원으로 가장 높은 규모였고, 다음으로 <영남일보> 8억4000만원, <경인일보> 5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국지의 지난 한해 평균 당기순이익 규모는 93억7000만원인데 비해 지역지 평균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 12억8000만원을 나타냈다.
<부산일보> <국제신문> <대전일보> 등 지역 신문업계에서 내로라 하는 지역지들이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함으로써 신문시장의 부익부 빈익빈, 서울의 집중화, 쏠림현상이 경영수치에서 드러났다.
신문과는 달리 방송은 대조적인 현상을 보였다. 지난해 KBS가 1조3355억의 매출액으로 전년대비 5%의 성장률을, 서울MBC의 매출 규모는 7200억원으로 전년대비 9%, SBS는 6595억원으로 전년대비 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외형적 매출규모와 달리 당기순이익은 KBS가 58% 감소하는 등 서울MBC도 전년대비 20% 감소한 반면, SBS는 44%의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지역 민방들 중 울산방송은 전년 대비 164%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대구, 광주, 제주, 대전, 전주방송도 4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나타냈다. 그러나 계속적인 순이익 성장률은 지역 민방별로 큰 차이가 있으며, 부채비율이 높고 성장성이 둔화되는 현상이 지역에서 주로 나타나고 있음이 각종 수치에서 드러난다.
이러한 현상을 반영이라도 하듯 언론인 의식조사 결과 '언론의 자유를 직·간접적으로 제한하는 요인'을 묻는 질문에 오프라인과 온라인 언론인들 모두 광고주를 가장 높게 꼽았다. 온라인의 경우 61.0%, 온라인은 이보다 높은 68.3%를 광고주가 언론의 자유를 직·간접적으로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적했다.
서울과 지역격차 무엇이 이토록 크게 한 걸까
'신문발전위원회의 신문산업 진흥 기여도' 조사에서도 전국지와 지역지 종사자들의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전국지 종사자들의 경우 가장 많은 42.9%의 응답자가 '별로 기여하지 못한다'고 응답했고, 지역지 종사자들 중에는 가장 많은 52.2%가 '어느 정도 기여할 것이다'라고 응답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 발전 기반조성 기여도'에 관한 조사 역시 마찬가지. 전국지 종사자들 중 가장 많은 42.9%의 응답자들은 '별로 기여하지 못한다'고 응답했으나 지역지 종사자들 중 가장 많은 58.8%는 '어느 정도 기여할 것이다'고 응답, 지역지 종사자들이 신문발전위원회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에 긍정적인 기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에서 언론사의 특정후보 공개지지의 필요성'에 관한 질문에 전 매체 종사자들이 '대체로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전국지의 경우 36.5%, 지역지 35.4%, 중앙방송사 34.5%, 지역방송사 38.8%, 온라인 매체 40.0%가 가장 많은 '대체로 필요하다'에 각각 응답했다.
소속 매체별 '언론사 이외의 타 직장으로의 전직 의사'에 관한 질문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쪽은 지역일간지와 스포츠지 종사자들로 나타났다. '타 직장으로 전직 의사가 있는냐'는 질문에 서울에 소재한 전국지 종사자들은 '그저 그렇다' 37.9%, '별로 없는 편' 25.9% 등의 순으로 응답했으나 지역지는 달랐다.
지역일간지 종사들 중에는 '그저 그렇다' 36.9%와 '대체로 많은 편' 21.5%, '매우 그렇다' 9.1% 등으로 응답했으며, 스포츠지 종사자들 중에선 가장 많은 41.2%가 '대체로 많은 편'에, 다음으로 '매우 많다'에는 23.5%가 응답했다. 소속 매체별 '사회경제적 계층'에 관한 설문에서도 차이가 났다.
경제수준, 식사습관, 스트레스도 각각 달라
서울 일간지, 즉 전국지 종사자들 중 가장 많은 48.7%는 자신의 경제수준이 '중의 상'이라고 응답했으나 지역일간지 종사들은 가장 많은 50.0%의 응답자가 '중의 하'라고 응답했다. 지역일간지 종사들 중에는 가장 낮은 '하의 하' 수준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4.1%에 달했다. 반면 중앙방송사와 지역방송사 종사들은 모두 70% 이상이 '중의 상'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식사습관에서도 매체별, 지역별 차이가 발생했다. 전국지의 경우 69.6%가 '거의 규칙적으로 한다'거나 '규칙적인 편인다'에 응답한 반면, 지역지의 경우 가장 많은 52.9%가 '규칙적이지 않다'에 응답했다.
같은 언론종사자들이지만 직업현장에서 느끼는 직무 스트레스도 다르다. 소속매체별로 보면 전국지 기자와 스포츠지 기자들은 '현저하게 증가된 업무량'에서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경제지 기자들은 10점 만점에 '창의력'(3.14점)과 '높은 지식수준 요구'(2.89점)과 같이 업무성격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역일간지 기자들은 '회사가 불안하여 미래가 불확실한 점'(2.59)으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가 많았다. 반면에 중앙방송사 기자들은 '업무량과 스케줄을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운 점'(2.73) 등과 같이 비교적 부담이 덜한 스트레스를 비교적 많이 받았다.
최근 1년간 건강에 이상을 느낀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공통적인 현상을 나타냈다. 전국지 종사들 가운데 가장 많은 56.7%가 '매우 심각한 이상을 느낀 적이 있다', 또는 '다소 심각한 이상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지역일간지와 지역방송 종사자들 역시 가장 많은 49.3%, 46.3%의 응답자가 각각 '다소 심각한 이상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 스포츠지와 중앙방송사 종사자들 중 가장 많은 54.5%가 각각 '다소 심각한 이상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홍보시스템, 전국지-정부부처 출입기자가 더 부정적
한편 기자들은 참여정부 정책홍보시스템 전반에 대해 10점 만점에 4.71이라는 비교적 낮은 평가를 내렸다. 소속매체별로는 '전국지'(3.81) 기자들이 가장 낮게 평가했으며 '중앙방송사'(4.25), '경제지'(4.30) 기자들도 평균 이하로 낮게 평가했다. 그에 반해 '인터넷 매체' 기자들은 6점 이상 비교적 후한 점수를 줬으며 '지역방송사'와 '지역일간지' 기자들도 평균보다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특히 참여정부 홍보시스템을 직접 경험한 '정부부처 출입기자'(3.52)들이 더 낮게 평가하는 특징을 보였다. 쟁점이 되는 취재지원시스템 항목들 중에서 개선 필요성의 정도가 가장 높게 나온 것은 '공직자들의 언론에 대한 인식 변화'(7.69)였으며 이어서 '공식 발표자료 외 배경정보 제공'(7.50), '사무실 방문 취재 및 공무원과 비공식 접촉금지'(7.4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출입처별로는 정부부처 출입기자가 '사무실 방문 취재 및 공무원 접촉 금지 개선'(8.21)을 가장 강하게 요구했으며 '공식 발표자료 외 배경정보 제공의 필요성'(7.90)도 높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한국기자들의 의식은 지역별로, 또는 매체별로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결과에도 '평균적인 기자들의 상에도 못 미치는 열악한 지역언론 종사자들에게 과연 희망은 있는 걸까'란 화두가 깊숙이 내재 돼 있음을 알 수 있다.
2007.09.07 15:04 | ⓒ 2007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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