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 대중과 함께 뛰어야 역사 바꾼다"

[대선주자 릴레이 인터뷰16] 김두관② "동생에 섭섭하기는 하지만"

등록 2007.08.30 15:20수정 2007.08.3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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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자 정책토론회에서 김두관 후보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7일 오후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자 정책토론회에서 김두관 후보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오마이뉴스 남소연

지난 28일 김두관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예비후보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와서 보니, 그의 동생 김두수씨가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을 지지하는 글을 <오마이뉴스>에 올렸다.

김두수 씨는 "형님이 컷오프(예비경선)에 통과하고 본선에서도 승리하길 같은 피를 나눈 형제로서 간절히 바란다"며 "(김두관 후보와 문국현 전 사장이) 결선(후보단일화)에서 꼭 만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마침 김두관 후보와의 인터뷰에서도 문국현 전 사장를 언급한 내용이 있었다. 하지만 동생의 타 후보 지지에 대한 김 후보의 반응이 궁금했고, 다시 전화를 걸었다.

"동생의 '문국현 지지', 낌새는 챘다"

김 후보는 "낌새를 약간 채기는 했다"며 "며칠 전 (동생이) '형과 같이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 같다'고 얘기를 해서 낌새는 챘는데, (문 전 사장을 지지하는) 글은 오늘 처음 봤다"고 말했다.

그는 "동생이 이념이나 사상·철학을 떠나서 혈육의 관계이기 때문에, 저를 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면서도 "한국 정치문화에서 형이 대선주자인데 그 캠프에 가서 돕는 게 모양이 좋지 않고, 본인을 위해서도 그렇고, 캠프가 좀 더 활성화되는 것에도 도움이 안될 것 같아서 따로 일을 해왔다"고 말했다.

"동생에게 섭섭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 후보는 "안 섭섭하다는 것은 거짓말이다"면서도 "그러나 동생도 독자적인 정치인 아니냐"며 아쉬움을 접었다.


하지만 동생이 선택한 문 전 사장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던졌다. 김 후보는 "국민이 그를 대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의 주장을 공감하는 데 그쳐서는 역사가 변할 수 없다"면서 "공감하는 대중이 함께 뛰어줘야 동력이 생길 수 있는데, 그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김 후보는 이어 "문 전 사장이 대통령 후보로서 충분한 조건을 갖췄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개인의 생각도 중요하지만 당의 정강·정책도 중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대통합민주신당의 큰 리그에 와서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러나 본인의 독자 프로그램이 있다면, 제가 민주신당 경선에서 승리하고 문 전 사장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두관 후보와의 인터뷰 중 일부.

-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 등은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의 '경제성장 제일주의'라는 프레임을 깨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명박 후보의 '경제성장 제일주의' 프레임을 깨기 위해서는 살아온 과정이나 철학이 대척점에 있어야 한다. 각이 서야 싸움이 된다. '재벌 성공신화' 이명박, '이장·군수 풀뿌리 자치분권의 성공신화' 김두관으로 하면 대립구도가 만들어진다. 이 후보는 땅투기 등 한국 사회의 기득권 세력을 대표하는 후보로 각인이 돼 있다. 김두관은 시골에서 고등학교 나오고, 마을 이장하고, 전문대학 나왔다. 이 땅의 소외계층, 사회적 경제적 약자를 대표하는 후보로 각이 선다.

정치공학적으로 얘기하면, 한나라당은 옛날 신라시대의 전성기였던 '진흥왕' 라인을 구축했다. 따라서 한나라당 심장부에서 표를 가져올 수 있는 후보, 영남에서 패권적 지역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싸워온 김두관이 가장 강력한 대항마다. '이명박 아류'를 붙여서,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 프레임에 들어가면 어떻게 이기나. 못 이긴다. 그 프레임을 뛰어넘을 수 있고 돌파할 수 있는 후보는 김두관이다."

"'한나라당의 심장' 영남을 잡아야 한다"

- 국민들은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더 만들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 아닌가. 그것을 어떻게 깰 것인가.
"이명박 후보의 '경제성장 제일주의'를 뛰어넘겠다고 문국현 전 사장도 얘기하고,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얘기한다. 손 전 지사의 경우 이명박 서울시장 때 12만개 일자리 만들었는데, 본인은 지사 시절에 74만개를 더 만들었다고 한다. 경제를 더 잘하고, 일자리 더 많이 만들고, 국민 살림 더 넉넉하게 만들겠다고 하지만 그게 먹히고 있나? 안 먹힌다. '한나라당, 이명박 프레임'에 들어가면 안된다. 오히려 우리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견인해 내야 한다.

영남이라는 한나라당 심장부에서 30% 이상을 득표하지 못하면 대선에서 필패다. 동서연대 필승론을 얘기하는 이유다. 수도권·충청·호남 민주평화세력과 영남의 개혁세력 연대가 한나라당의 보수연대를 고립화시켜야 한다. 동서 대립이나 지역 대립 구도로 가져가면 결코 승리할 수 없다."

- 정치공학적으로 그런 논리가 가능하지만, 그런 것으로 국민 감동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
"민주정권 10년에 지역주의를 박멸하고 싶었지만 결국 숨통을 못 끊었다. 여전히 지역주의가 온전하고 있고,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는 한 한국 정치를 업그레이드시킬 수 없다. 영남 후보여야만 한다는 주장이 아니라 영남지역에서 다득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민주정권 10년동안 정치적 민주주의는 많이 정착되고 완성됐다. 그러나 국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사회경제적 민주화는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다. 사회경제적 민주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회경제적 독점을 깨뜨리고, 제도나 악법 뒤에 숨어있는 특권이나 반칙을 제거해야 한다. 국가 경제적 시스템을 대개혁 해야 한다. 아무런 기득권과 이해관계가 없는 대선후보, 또 그런 대통령과 함께 하는 정치 집단만이 그렇게 할 수 있다."
#김두관 #문국현 #김두수 #지지선언 #시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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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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