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에도 등급이 있다?

〔태국기행〕동물 이용한 관광상품 동물사랑이 우선

등록 2007.08.29 14:37수정 2007.08.2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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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트래킹장에는 코끼리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코끼리 트래킹장에는 코끼리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김강임
7월 24일 태국 여정 3일째를 맞았다. 아침 7시(한국 시간보다 2시간 늦다), 방콕의 어느 호텔 뷔페에서 먹는 아침은 간만에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었다. 학교관계로 가족들과 떨어져 지냈던 아이들은 “방콕에 왔으니 비싼 망고나 실컷 먹고 가야지”하며 과일코너를 들락거린다. 가족도 여행지에서 만나면 친구 같다.

변신 꿈꾸는 나라, 태국

태국 왕궁에도 코끼리를 이용한 모형이 있다.
태국 왕궁에도 코끼리를 이용한 모형이 있다.김강임
어떤 특별한 관광자원이 없음에도 꾸준히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동남아시아 국가들, 그중 태국은 우리들에게 친근한 나라 중 하나다. 하지만 사람들은 태국을 가리켜 한때 서구인들의 섹스문화 아지트라 일컫기도 한다. 그러나 태국을 3번째 방문하는 남편은 “태국이라는 나라는 늘 변신을 꿈꾸는 나라다”라고 말한다.


전설 등 문화원형을 이용한 관광상품

민속공연장에서는 태국 설화 코끼리를 이용한 무대가 펼쳐진다.
민속공연장에서는 태국 설화 코끼리를 이용한 무대가 펼쳐진다.김강임
3일째 머무는 방콕시에서 내가 느낀 것은 문화를 이용한 콘텐츠가 곧 관광자원이라는 점이다. 그중 하나가 코끼리를 이용한 관광상품. 그들에게 코끼리는 어쩌면 창조여신 신화인 문화원형에 속한다. 이런 문화원형을 태국인들은 소품, 민속공연, 탈거리 등 관광 상품으로 만들었다. 민속공연에서 보는 탄생신화나 전투장면 칼싸움, 무예타이 배경에는 꼭 코끼리가 있었다. 코끼리 쇼는 물론이고 코끼리 트래킹까지 신화에서 출발한 문화원형은 곧 태국의 관광자원이자 문화 컨텐츠기도 하다.

휘장을 두른 코끼리는 1등급 코끼리라 한다. 훈련을 받기 위해 얼마나 아픈 고통을 겪어야 했을까?
휘장을 두른 코끼리는 1등급 코끼리라 한다. 훈련을 받기 위해 얼마나 아픈 고통을 겪어야 했을까?김강임

코끼리 쇼장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박수갈채를 보낸다.
코끼리 쇼장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박수갈채를 보낸다.김강임
코끼리에도 등급이 있다

코끼리 세계에도 애환은 있다. 가이드 말에 따르면 ‘코끼리도 지능에 따라 1등급부터 4등급으로 나뉜다’고 한다. 쇼장에서 관객의 박수갈채를 받고 바나나를 먹는 코끼리가 있는가 하면, 트래킹이나 농장 노동에 이용되는 코끼리도 있고, 동물원으로 가는 코끼리도 있다.

인간은 어린코끼리를 길들이기까지 얼마나 많은 학대와 채찍을 가했을까. 관객의 박수갈채를 받기까지 코끼리는 조련사로부터 얼마나 많은 구타와 학대를 받아야만 했을까? 그렇지만 관객들은 30도를 웃도는 코끼리 쇼 장에서 동물의 애환은 뒤로 하고 땀방울만 식힐 뿐이었다. 쇼를 부릴 때마다 던져주는 바나나가 유일한 사랑의 표현일 뿐이었다.

김강임

코끼리 트래킹에 나선 코끼리는 2-3등급이라 한다.
코끼리 트래킹에 나선 코끼리는 2-3등급이라 한다.김강임

김강임
코끼리 등을 타고 트래킹에 나선 나는 밀림 속에서 긴 코로 풀을 갉아 먹는 광경을 보았다. 그러고 보니 동물 등에 타 본 적은 처음이다. 코끼리 등에 탔을 때 두려움이 앞섰다. 그러나 이내 마음이 안정됐다. 아열대 나무숲에 들어서자, 거대한 몸짓으로 관광객을 태우고 뚜벅뚜벅 걷는 코끼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육사가 이끄는 대로 길들여진 동물, 그동안 트래킹에 나오기까지 겪어야 했던 아픔은 아마 거대하고 육중한 코끼리의 몸짓보다 더 참혹했으리라.


김강임

김강임
동물 이용한 관광콘텐츠, 동물사랑이 우선시 돼야

민속공연과 코끼리 쇼, 코끼리 트래킹으로 관광객들의 발목을 잡는 방콕의 농눅 빌리지. 그곳은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발길이 머물 만한 곳이다. 전설 속 주인공으로 태국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영원히 숭배되고 있는 코끼리, 휘장을 두르고 묘기를 부리는 코끼리 쇼와 인간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밀림 속을 걷는 코끼리 트래킹.


동물을 이용한 관광콘텐츠는 앞으로 동물사랑이 최우선시 돼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지난 7월 22일부터 26일까지 방콕과 홍콩에 다녀왔습니다. 

 방콕기행은 '탈것으로 지갑 터는 산호섬', '알카자 쇼, 어째서 세계 3대쇼인가?', '소승불교 왕실사원 너무 화려하지 않은가요?', '코끼리, 밀림에서 쇼까지', '시장투어' 등을 담아보려 합니다.

덧붙이는 글 지난 7월 22일부터 26일까지 방콕과 홍콩에 다녀왔습니다. 

 방콕기행은 '탈것으로 지갑 터는 산호섬', '알카자 쇼, 어째서 세계 3대쇼인가?', '소승불교 왕실사원 너무 화려하지 않은가요?', '코끼리, 밀림에서 쇼까지', '시장투어' 등을 담아보려 합니다.
#태국 #코끼리 #트래킹 #민속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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