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하게 자라 열매를 맺고 있는 화단김치민
내가 근무하고 있는 여남중화태분교장(교감 서채원) 건물 앞에는 작은 화단이 있다. 나무 몇그루가 띄엄띄엄 자라고, 현관이라고 불리는 발코니 지붕이 화단을 가르고 섰다.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가 함께 있는 학교이다보니 책 읽는 예쁘장한 여자 아이와 발치에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팻말을 달고 선 오랜 옛날 반공 이데올로기 조작의 상징이 중간 중간에 서 있는 화단이다.
지난해까지 화단에는 노란 민들레가 군데군데 피어있는 휑한 모습이었다. 몇년동안 그냥 그렇게 잡초만 제거하고 방치해오던 화단을 일구기로 했다. 우선 군데 군데 국화를 심고, 꽃씨 심을 준비를 시작했다. 창고에 고이 모셔두었던 삽이며 괭이, 호미를 동원해 단단해진 화단을 팠다. 화단을 지나는 수도관이 터지고, 괭이 자루가 부러졌다. 화단이 제법 텃밭 모양을 갖출 때쯤 마을 이장님의 도움으로 퇴비를 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