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바롭스크 기차역.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바이칼호 방면을 잇는 중간 정차역이다.서부원
오전 8시 정각, 역에 도착합니다. 우수리스크(Usurisk)를 밤 10시에 떴으니, 정확히 10시간이 걸렸습니다. 사실 두 도시와의 거리는 불과 650km 남짓인 '가까운' 곳인데다, 잘 놓인 복선철도를 감안하면 너무 여유를 부린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긴 어중간한 새벽녘에 닿았다면 대략난감(?)할 뻔 했습니다.
고풍스러운 기차역을 지나 시베리아의 탐험가, 하바로프(Khabarov)의 동상이 세워져 있는 광장에 서니, 도시의 분위기가 이전의 블라디보스토크(Vladivostoc)나 우수리스크와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단박에 알게 됩니다.
중심지인데도 차분한 도시
하바롭스크주(州)의 주도이자, 항공편으로 미국과 유럽, 일본, 동남아 등지로 연결되는, 러시아 극동 지방의 정치, 행정, 교통의 중심지인데도 번잡하거나 화려하지 않고 외려 차분함이 느껴지는 도시입니다. 그것은 푸른 숲 사이로 군데군데 얼굴을 내민 건물들이 앙증맞게 여겨질 만큼 초록이 완연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