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날개꽃매미. 날개를 펼치면 이름 그대로 화려한 외모가 드러난다.박정민
최근 여러 매체가 앞다투어 다루고 있는 인기 곤충이 하나 있다. 학명 'Lycorma delicatula', 국명으로는 '주홍날개꽃매미'라고 하는 종이다.
얼핏 듣기에 상당히 아름다운 외모를 하고 있을 것 같은 이 곤충은 매미목 꽃매미과의 일종으로, 실제로도 날개를 펼치고 있을 때의 화려한 모습은 제법 인기를 얻을 법하다.
그러나 이 곤충이 스타덤에 오른 것은 화려한 외모 때문이 아니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화려한 외모로 인해 호감을 가졌던 곤충애호가들도 그이의 연혁을 듣고 나면 표정이 돌변하여 경원시하곤 한다. 바로 중국에서 건너온 외래종이기 때문이다.
화려한 외모, '중국산 곤충'이라서 안 돼?
2006년 학계에 공식 보고되어 주홍날개꽃매미라는 이름을 얻은 이 신규외래종 곤충은 대략 2000년대 중반부터 간헐적으로 발견되다가 2006~2007년 들어 급속도로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원래의 서식지는 중국 남부와 동남아시아이며, 태풍이나 황사를 타고 건너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남방계 곤충이므로 원래는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지 못했으나 가속되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정착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소식을 접한 일반의 반응이다. 관련기사에 달린 인터넷 댓글들의 내용은 거개가 "외래종이므로 박멸하자" "중국 것은 다 나쁘다" "하여간 중국은 도움이 안 된다" 등의 다분히 감정적이고 비합리적인 것들이었다.
설상가상으로 국립산림과학원은 최근 이 곤충에 대해 산림병해충 발령주의보를 내렸다. 주홍날개꽃매미의 앞날에 '황소개구리' '붉은귀거북' '베스' '블루길'과 같이 암담한 장막이 드리우는 순간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일반의 반응은 적절한 것일까? 정부에서 발령주의보까지 내렸다니 이 곤충은 이제 곧 우리 산천을 초토화시키고 말 것인가? 나아가 외래종에 대한 그간 우리의 대응은 과연 환경과 생태를 위한 것이었을까?
철새는 외래종인가, 고추·감자는 외래종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