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를 말리는 풍경이 가을이 왔음을 알려준다.이장연
처서가 지났지만 계속되는 된더위 때문에, 일어나자마자 밤새 땀에 젖은 잠자리를 햇볕에 널기 위해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옥상에서는 멀리 군부대 안테나 탑이 솟은 짙은 녹색의 계양산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뙤약볕이 내리쬐는 옥상에는 부모님께서 밭에서 따온 붉은 고추가 널려 있더군요.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성큼 가을이 찾아온 듯싶었습니다. 불볕더위로 여름이 가을에게 계절의 자리를 내어주지 않고 있지만.
한 해 동안 논밭일로 고생하신 어머니께서 가위로 손수 손질한 고추를 들여다보고 내려와서는, 어머니께서 차려주신 점심을 먹었습니다. 고구마 줄기를 볶아주셨고, 밭에서 따온 호박으로 구수한 된장찌개도 끓여주셨습니다. 점심을 먹고 방으로 돌아와서는, 어제 기자회견에서 인천 남동구경찰서로 연행되었다 풀려난 인천녹색연합 보름님에게 문자를 넣었습니다.
어제 밤까지 풀려나지 못한 인천녹색연합 식구들이 걱정되었기 때문입니다. 문자를 보내고 한참 있다, 보름님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자신도 오늘 경찰서에서 추가조사를 받았고 어제 경찰서에 연행된 분들은 아직 풀려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경찰이 검찰로 넘겨 구속심사까지 한다고 했는데 일이 잘 풀리지 않은 모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