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제17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용규 대표회장 사이에 오고간 덕담 수준을 넘어선 대화가 기독교 시민단체로부터 직격탄을 맞았다.
기독교 세계관에 입각한 사회정의 실현 및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기독교NGO ‘통일시대평화누리’(이하 평화누리, 공동대표: 박득훈 박종운 안기홍 최갑주 최은상)는 8월 23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 후보와 이 대표회장이 주고받은 대화는 기독교회를 특정 정당의 후원단체 정도로 전락시키는 매우 부적절한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후 지난 8월 21일 국립현충원 방문에 이어 첫 번째 공식일정으로 한기총을 방문, 이용규 대표회장 등 한기총 인사들과 자리를 함께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회장은 이 후보에게 "하나님이 함께하셔서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다"라는 소위 ‘예언 덕담’을 건넸다.
당시 이 대표회장은 “앞으로도 하나님이 함께하셔서 (이 후보가)대선에서 승리하실 줄로 믿는다”라며 “건강 잘 챙겨서 위대한 승리 이루시고, 이 민족의 희망이 되는 지도자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회장은 또 ‘타종교인들도 이명박 후보 같은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나라가 좋아진다는 것을 알 것이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덧붙였다.
평화누리는 이 대표회장의 이 같은 모습은 과거 기독교가 이승만 전 대통령 등 특정 정치인을 절대 지지하는 국가 권력의 시녀와도 같은 굴욕적 처신을 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난했다.
또 평화누리는 이 대표회장의 발언이 단순한 실수인지, 아니면 이 후보에 대한 한기총의 공식 지지 입장을 밝힌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무엇보다 선거를 앞두고 교회 지도자들이 개인적 정치성향을 단체의 입장인 것처럼 호도하는 행위를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와 한기총 관계자들이 비공개 석상에서 사학법·사회복지법인법 등의 개방형이사제 철폐 및 교회 개발분담금 문제 등을 언급한 것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평화누리는 이 같은 한기총의 행위를 유력한 대선 후보에 대한 청탁 행위로 보고, 한기총이 점점 정치적 기득권 세력임을 드러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평화누리는 한나라당을 향해서도 모든 대선 후보들이 특정 종교를 의지하는 언행 및 당선 후 특정 종교 관심사 처리 약속 등의 선심성 행위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덧붙이는 글 | 뉴스앤조이(newsnjoy.co.kr)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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