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승 교수는 피랍 사태 장기화의 원인을 미국과 아프간 정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오마이뉴스 이경태
아프간의 분쟁 역사를 설명한 유달승 교수(한국외대 이란어과)는 "아프간에 거듭되는 침략과 전쟁으로 탄생한 탈레반이 미국의 대테러전쟁으로 인해 토착 군벌과 민족주의자까지 결합된 연합전선체로 변모했다"며 "기존 게릴라전에서 발전해 전면전까지 벌이는 신 탈레반을 미국이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또 유 교수는 이번 피랍 사태의 장기화의 원인을 미국과 아프간 정부 탓이라고 규정했다.
"미국이 이번 사태를 통해 친미 정권을 강화시키고 주변국을 압박시키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고 현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과의 협상을 몸값 협상으로 규정하면서 탈레반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확산시키려 하고 있다."
김재명 국제분쟁전문기자도 "탈레반과 미국의 다툼에 끼여 한국인들이 희생당하는 것"이라고 아프간 피랍사태의 본질을 규정했다. 김 기자는 "미국 테러 연구자들은 테러의 근본 원인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며 "그런 접근방식은 정치적 욕구불만을 폭력적으로 밖에 풀기 어려운 제3세계에 적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기자는 "동맹이라는 것이 한 쪽이 힘들 때 도와주는 것이 아니냐"며 "지금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미국이 움직이도록 한국정부가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철군 주장 정치적 견해가 아닌 평화운동의 본성"
정대연 파병반대국민행동 기획단장은 "탈레반의 납치 행위는 절대 정당화할 수 없고 피랍 사태의 근본적 원인을 미국이 제공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단장은 "하지만 현실적으로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낭만적인 발상"이라며 "분쟁 당사자들 서로가 만나 서로의 요구를 조금씩 수용하는 평화적 해결의 첫걸음을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탈레반의 수감자 석방 요구를 들어주는 경우 그들의 납치행위를 정당화할 수 있고 또 다른 테러행위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19명의 생명을 우선시해야 한다. 미국이 탈레반을 악으로 규정하고 협상 불가의 원칙만 내세우는 것은 옳지 못하다. 미국에 피랍 사태 해결을 요구하거나 철군을 주장하는 것은 정치적인 견해가 있는 것이 아니라 평화운동의 본성이다."
"여권법, 사태 원인을 제대로 짚지 못한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