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안홍기
꿈이 아무리 좋으면 뭘 하랴. 사업이 잘 돼야 꿈에도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는 것 아닌가. 웹2.0도 수익모델이 있어야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은 웹2.0과 관련된 중심 화두이다.
박 사장은 올블로그가 오는 10월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한다. '올블릿' 덕분이다. 올블릿은 특정 키워드로 블로그의 글을 검색했을 때, 그 키워드의 블로그 글은 물론 언론 뉴스, 관련 상품, 관련 동영상 등을 묶어서 보여주는 서비스다. 올블릿은 결국 기업과 블로거 사이의 이해관계를 중간에서 조정해주는 중개 비즈니스인 셈이다.
"올블릿을 설치한 블로그가 4000개를 넘어섰다. 원래는 CPC(Cost Per Click) 광고 서비스를 천천히 시작하려고 했는데, 살펴보니 경쟁사가 다음 애드클릭스와 구글 애드센스뿐이었다. 지금 잘하진 못하더라도 일찍 뛰어들면 나중에라도 좀 더 유리하지 않을까싶어 일단 시작했는데 예상외로 시장 반응이 좋았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인터넷 비즈니스의 수익모델을 찾지못해 사업을 아예 시작하지 못하고 있거나 시작하더라도 주저앉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올블로그는 수익모델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키워가고 있다.
박 사장은 이번 여름 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박 사장은 컴퓨터 공학이 아닌 경영학 석사과정(MBA)에 입학할 계획이다.
"부전공이 경영학이지만, 아직 비즈니스적 마인드가 부족하다. 어린 나이에 사업 경험이 적다 보니, 실수도 많고 모르는 것이 많다. 다행히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신다. 정보통신부 창업경진대회에서 상을 받았던 선배들이 큰 도움이 된다.
광운대에도 창업 동아리가 있다. 내가 02학번 83년생인데, 70년대 학번들도 동아리 활동에 참석한다. 친목 목적의 동아리이지만, 회사 운영 및 조직문제 뿐만 아니라 개인고민 등에 대한 조언까지 해주신다."
- 25살이면 한참 놀 때인데, CEO의 자리가 부담스럽진 않나.
"원래 옷을 이렇게 점잖게 입지 않는다. 좀 더 발랄하게 입고 예쁜 옷도 좋아한다. 회사를 대표하는 자리에 있다보니 나의 사소한 행동이 회사 이미지와 직결되고 그러니까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
- 그래도 이렇게 더운데 반바지 정도 입는 것은 괜찮지 않나.
"그건 내가 다리에 털이 많아서 못 입는 거다."
정보 전달하는 기자, 주장 전달하는 블로거
기자가 뽀얀 얼굴의 박 사장을 직접 본 것은 지난 7월 블로그코리아 새단장 시사회에서였다. 경쟁업체의 행사에 참석한 박 사장은 '같이 블로고스피어(블로그 세상)을 더 크게 키워나가자'는 내용의 인사말을 했다. 그가 생각하는 블로그 세상은 어떤 것인지 궁금했다.
- 블로거와 기자의 차이점은 뭘까.
"얼마 전 '2007년 상반기 탑 블로거 100'을 발표했다. 100인의 블로거에 선정된 분 중에 기자들도 꽤 많다. 탑 블로거로 선정된 기자들의 블로그를 보면, 기사에서 미처 전하지 못한 이야기 이상의 생각을 담은 내용이 많다. 그 분들도 소통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 것 같고, 바로 그 소통하는 통로가 기사가 아닌 블로그인 것 같다.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사람이 기자라면, 정보에 입각한 생각과 주장을 전달하는 사람이 블로거가 아닐까."
- 한국에서 메타블로그를 처음 시작한 것은 블로그코리아였다. 후발주자 올블로그가 메타블로그의 대표주자가 된 비결은.
"내가 생각해도 그 과정이 좀 애매하다. 올블로그가 블로그코리아를 앞섰다고 이야기할만한 게 없었다. 중요한 것은 블로거들이 올블로그에 대해 얘기하면 우리가 직접 댓글을 달았다는 것이다. 또 그 댓글에 대한 피드백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생각했다는 점이다. 블로거들은 그런 것을 좋아했던 것 같다. 결국 사용자들과의 소통이 올블로그를 부각시킨 것 같다."
- 한국의 블로고스피어(블로그 세상)이 미국과 크게 다른 점은 포털 블로그가 블로그의 절대적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 포털 블로그가 아닌 올블로그나 블로그코리아 같은 메타블로그의 영역이 확대될 수 있을까.
"올블로그는 블로그 세상을 확산시킬 것이다. 네이버나 다음의 블로그에도 네티즌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좋은 콘텐츠들이 많이 생산되고 있다. 그리고 애드센스 같은 걸 붙이지 않아도 많은 수익을 내는 걸로 알고 있다. 어떻게 하면 우리와 중복되는 포털블로그 영역을 메티블로그 유저로 전환시켜 블로그 세상에 융화시킬 수 있게 할 것인가도 주된 고민 중 하나다."
여기서 박 사장이 블로그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단어 하나를 찾을 수 있다. 바로 '소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