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제일교. 암봉과 암봉 사이를 세로로 연결하는 다리 모양의 긴 암벽이다.노시경
암봉과 암봉 사이를 세로로 연결하는 다리 모양의 긴 48m 암벽이 있다. 자연이 만든 이 다리 밑으로는 높이 약 360m의 낭떠러지가 이어진다. 이름 하여 세상에서 가장 멋진 다리라는 뜻의 천하제일교(天下第一橋). 멀리서 보면 이 다리가 너무 높은 곳에 걸려 있어 마치 다리가 하늘에 닿아 보인다는 뜻도 담고 있다. 중국인들의 과장된 작명에 웃음을 금하지 못할 때도 있지만, 이 다리의 이름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 H형 모양의 다리를 건너는 곳에 사랑의 자물쇠들이 잔뜩 걸려 있다. 중국의 명산에 가면 항상 볼 수 있는 사랑의 자물쇠는 중국의 독특한 문화관습이다. 연인들이 사랑과 행복을 기원하며 걸어둔 것이 사랑의 자물쇠들이다.
나중에 연인들이 헤어지게 되면 이곳에 와서 사랑의 자물쇠를 다시 풀어야 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이 자물쇠의 열쇠를 암봉의 낭떠러지 밑으로 던지기도 한다. 너와 나는 절대 헤어질 수 없다는 뜻이다. 물론 연인이 헤어져도 내던진 열쇠를 찾으러 오지는 않을 것이다. 천하제일교 아래의 협곡은 접근 불가능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자물쇠를 걸고 사랑을 맹세한 연인과 헤어지면, 이 사랑의 자물쇠 미신을 무시하는 수밖에 없다.
천하제일교는 꽤 넓어서 사람이 건널 수 있는 폭이 3m나 된다. 거대한 수평 암봉을 건너며, 바라보는 아래쪽은 마치 구멍이 뚫려 있는 듯하고, 전망이 아찔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 다리를 손을 잡고 건너면 행복하게 오래 장수할 수 있다고 한다. 하늘에 걸친 듯한 다리 위에서 자연의 기를 받아들이고 싶은 인간들이 바람이 이 다리에 걸려 있다.
끝없이 이어지는 암봉을 감상하며 사진을 찍고 산위를 계속 걸었다. 암봉이 바라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명편옥(名片屋)과 중한우의정(中韓友誼亭)이 있다. 우리 일행의 안내인과 절친해 보이는 조선족 아주머니가 경영하는 기념품 매점 겸 찻집이다. 이 가게의 처마 아래로는 이곳을 다녀간 한국인들의 명함이 청사초롱으로 만들어져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암봉 정상 아래 부근에 만들어진 등산로를 걷다보면 가끔 기념품 가게들이 보인다. 이곳에서는 한글로 된 가짜 장뇌삼을 팔고 있었다. 다들 가짜 장뇌삼인줄 알지만 가격이 워낙 싸다보니 일행 중 한명이 장뇌삼 열 뿌리를 샀다. 향내는 진짜 인삼 냄새가 나서 그럴 듯 했다. 호기심이 많은 이 동료는 이 장뇌삼 뿌리를 가져다가 우리 일행의 점심 식사 중 나온 소주에 섞어 인삼주를 만들었다. 원가계를 내려온 후 점심시간, 이 원가계 장뇌삼주는 우리 일행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어울리지 않는 엘리베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