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덥씨의 모습.오마이뉴스 선대식
야덥씨는 "네팔에 14살인 아들과 17, 15살인 딸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서 돈을 벌어야 자식들을 학교를 보낼 수 있다"며 "(불법이더라도) 계속 일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 6일 근무해 야덥씨가 받는 월급은 110만원이다.
어제(18)일 저녁 7시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야간작업을 하고 나왔다는 야덥씨는 매우 피곤해 보였다.
행진 대열 속에서 만난 필리핀 이주노동자 공동체의 준두다이(45)씨. 2002년 8월에 한국에 온 준두다이씨 역시 불법체류자다.
체류기간이 지났지만 비자가 다시 나오리라는 확신이 없기 때문에 숨어서 일하고 있다.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이 갑자기 준두다이씨가 일하는 공장에 들이닥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준두다이씨는 "지난 8일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동료 2명을 잡아갔다"고 말한 뒤 팔로 옆에서 행진하던 동료의 목을 조르고 다른 한 손으로 주먹질하는 시늉을 해보였다.
기자가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이 때리는 모습을 봤느냐"고 묻자 고개를 끄덕이며 "무섭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는 불법체류자(미등록 이주노동자) 집중단속에 나섰다.
"참여정부는 살인적 단속 및 추방하는 인간 사냥 정부"
이주노동자들과 인권단체는 행진 전 성명서를 통해 ▲고용허가제 규탄 ▲단속 추방 중단 ▲이주노동자 합법화를 주장했다.
이들은 "고용허가제가 인권을 신장시키기는커녕 이주노동자의 삶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며 "정부는 미등록 이주노동자 수를 줄이겠다며 10만명을 살인적으로 단속 추방해 '인간 사냥 정부'임을 자랑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들은 "차별과 억압을 강화하는 단속 추방 정책으로 일관한다면 제 2, 제 3의 여수 참사가 또 다시 발생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단속추방 정책으로 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지만 미등록 이주노동자 수는 줄지 않았다"며 "고용허가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주노동자들에게도 1550만 임금노동자처럼 보편적 인권이 있다"며 "노동3권을 비롯한 차별 없는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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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는 인간사냥 정부... 고용허가제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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