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1> 검찰 수사결과 발표 관련 보도 주제 분류민언련
한나라당 경선 관련 보도를 8일부터 17일까지 분석한 결과, 검찰 수사결과 관련한 보도가 대부분이었다.
도곡동 땅과 이명박 후보 관련 검찰수사결과가 발표된 이후 관련 방송보도는 1~2꼭지에서 수사결과를 전하고, 대체로 공방보도(이-박 공방, 검찰-이 후보 공방)에 집중했다.
검찰 수사결과 발표 후 공방보도가 KBS 75%, MBC 64.7%, SBS 61.5%로 나타났다. 이명박, 박근혜 후보 측의 공방이 KBS 33.3%(4건), MBC 35.3%(6건), SBS 23.1%(3건)나 되었고, 이명박 후보 측이 정치공작이라며 검찰을 공격하고 이에 검찰이 대응한 보도를 '공방' 형식으로 다룬 보도도 MBC가 29.4%(5건), KBS 41.7%(5건), SBS 38.5%(3건)이었다. <표1>
특히, 이 후보 측과 검찰 측의 공방 형식으로 보도한 것들은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검찰의 수사 결과 중 차명재산 의혹에 대한 증거는 명백하게 제시됐고, 이상은씨 관련자가 협조를 하지 않아 제3자를 밝혀내지 못한 것이다. 반면, 이 후보 측은 검찰 발표를 아무런 증거의 제시 없이 정치공작이라고 몰아세운 것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양측의 공방으로 보도하는 것은 사안의 본질을 왜곡하거나 호도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방송보도는 진실을 밝혀내는 걸림돌이 무엇이고, 이를 제거하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집중하길 바란다.
이밖에 검찰수사결과에 대한 의혹이 남은 이유를 짚어준 보도가 방송사별로 1꼭지씩 있었고, 수사결과에 미칠 영향을 MBC, SBS에서 한 꼭지씩 다뤘다. 또 김유찬 씨 위증교사의 증거가 될 만한 CD가 새롭게 공개됐다는 보도를 방송 3사 모두 15일 한 꼭지씩 보도했다. 하지만 그 외에 검찰 결과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거나 새롭게 제기된 의혹을 검증한 보도는 없었다.
검찰수사 결과에서 전혀 앞으로 나가지 못한 방송보도
검찰수사 결과가 발표되자, <경향신문>과 <한겨레>의 경우 이명박 후보 쪽에 의혹의 무게를 두며 검찰 수사의 미흡함을 지적하고, 보다 철저한 의혹규명을 촉구했다. 또 스스로 의혹을 규명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보였다. 특히 <한겨레>는 이상은씨 자금관리자인 이병모씨는 이명박 후보 소유빌딩 등을 관리하는 기업의 직원이고, 이 후보 관련 부동산 소득, 재산신고, 세금 등과 관련해서는 창구 노릇을 전담하는가 하면, 한나라당 경선 검증위원회에 낼 이 후보의 서류를 작성했던 사람이라고 밝혀 이 후보와의 관계에 구체적인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방송보도는 이상은씨 자금관리자와 이명박 후보의 연관성에 대한 보도를 거의 내보내지 않았다. 다만 MBC가 <풀리지 않는 의혹>(8.14)에서 "의혹이 불거진 부분은 이상은씨 자금관리인과 이명박 후보의 관계"라며 "자금관리인은 이 후보 소유의 빌딩 관리업체 직원으로 밝혀졌다"고 전하고, "3자가 이 후보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지만 이상은씨는 사돈 김재정씨를 통해 소개받았다고만 해명했다"는 입장을 전한 것에 그쳤다.
그 외에 방송보도가 '도곡동 땅에 대해 풀리지 않는 의혹'으로 제기한 것은 검찰이 제기했던 것에 불과했다. KBS는 <실제 땅 주인은>(13일), MBC <진짜주인은 누구?>(13일), <풀리지 않는 의혹>(14일), SBS <남은 의혹들>(13일)에서 이상은씨가 도곡동 땅을 팔고 받은 돈 중 현금 인출된 15억원에 대한 자금 추적, 이상은씨의 자산관리 방식, 김만제 전 포철회장과의 땅 거래 과정, 도곡동 매각대금 중 11억원이 다스의 출자금으로 들어가 다스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등에 대해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고 검찰이 지적한 문제를 다시 정리해서 전하는 데 그쳤다. 물론 이를 추적해 의혹을 규명하려는 태도는 보이지 않았다.
새로운 의혹은 여전히 '외면'
한편, <한겨레>가 BBK의 핵심인물인 김경준씨와의 인터뷰에서 BBK 등 3곳이 100% 이명박 회사라는 것과 다스에 투자한 190억원이 3개 회사의 자본금으로 쓰였다는 13일, 17일 보도에 대해서도 방송보도는 전혀 다루지 않았다. 다만 "김경준씨가 귀국해야 BBK에 대한 진실을 밝힐 수 있다"는 검찰의 입장을 단순 전달하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또한 김유찬씨 위증교사와 관련한 새로운 의혹이 불거졌음에도 방송사는 이에 대해 소극적이었다. 이 후보 옛 지구당 사무국장이 이 후보가 1996년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재판을 받을 때 이 후보의 전 비서관인 김유찬씨에게 이 후보에 유리한 거짓 증언을 부탁했다고 스스로 밝힌 녹음 CD가 공개됐고, <경향신문>에서는 CD 녹취록을 공개하고, 당시 수사를 총 지위했던 전 서울지검장과 주임검사가 위증 교사 개연성이 있다는 인터뷰를 내보냈다. 결국 검찰은 김유찬씨 위증교사와 관련해 재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방송 3사는 15일 관련 보도를 한 꼭지씩 내보냈다. 3사는 모두 김유찬씨의 구속사실을 짚어주고 CD에 녹음된 내용을 공개하며 "파장이 일고 있다"(K), "진실공방이 뜨거워지고 있다"(M), "파장이 일고 있다"(S)고 보도했다. 또 3사 모두 CD에서 위증교사를 했다는 이 후보의 옛 지구당 사무국장 권 씨가 이를 부인했다고 전하고, 검찰입장에 대해서도 "전체 결과에 영향을 줄 정도의 사안은 아니지만, 일단 녹취록을 제출받아 검토 하겠다"고 전했다. SBS의 경우 "CD공개는 또 하나의 공작음모"라는 한나라당의 주장을 내보내기도 했다.
방송 3사는 김유찬 위증교사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려는 노력보다는 제기된 의혹을 그대로 전하고 당사자들과 검찰의 입장을 그대로 전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이-박 두 후보만 다루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