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지금 섬기고 있는 곳은 더아모의집(http://cafe.daum.net/duamo)이다. 굳이 말하자면 나는 이곳 시골흙집에서 청소년들을 섬기며 목회를 하는 셈이다. 사진은 우리 더아모의집에 놀러온 아이들이 더아모의집 마당에서 '달고나'를 해 먹고 있는 장면이다.송상호
그런데 뭐가 문제냐고요. 눈치 챈 분들도 있겠지만, 제가 밟은 학교 코스는 학위 코스가 아닙니다. 교육부(당시 문교부)에서 학력을 인정받지 못한 학교를 졸업한 것이죠. 목사가 되기 위한 코스지 학위 코스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도 그 교단에서 인정해 주는 코스이니 목사 안수를 받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죠. 우리나라에는 이런 코스의 신학교 구조가 꽤 많습니다. 그러니까 학위는 없지만, 대학원 코스를 나와서 목사가 된 사람이 많다는 것이죠. 나도 그런 사람 중의 한 사람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럴 경우 나와 같은 사람은 학력란에 뭐라고 써야 할까요. '대학원 졸' 아니면 '고졸'. 자녀들에게 아빠가 학교를 어디까지 나왔다고 해야 할까요. 솔직히 개인적으로 학력란에 '대학원졸'이라고 씁니다. 그것도 당당하게. 학위가 없을 뿐 대학원 코스를 나온 것은 사실이니까요.
그러고 보니 내가 영락없는 학력위조자인 셈이네요. 교육부에서 인정하는 학력은 고졸(그것조차도 검정고시로 졸업했다)인데도 '대학원 졸'이라고 서류에 기입하고 떠들고 다녔으니 말이죠.
그럼 나는 사회적으로 지탄받아야 합니까. 아니면 유명인이 아니라 괜찮은 것입니까. 아니면 대학원을 나오긴 했으니 '대학원 졸'이라고 써야 합니까?
솔직히 '고졸'이라고 쓰는 것이 뭐 그리 쪽 팔리는 일이겠습니까? 주위 사람에게도 "나는 '교역자양성원' 출신 목사다. 교육부 타이틀로는 나는 '고졸'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하곤 합니다. 학력은 이미 나의 관심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학력은 학력일 뿐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요.
그리고 사실 미국이나 서양 유럽의 경우 신학교는 교단에서도 얼마든지 목사안수뿐만 아니라 학위까지도 준다고 들었습니다. 오히려 교단에서 인정한 신학교를 더 알아준다고 하는 것까지도. 그런데 우리나라는 유별나게 교육부에서 인정해야 학력도 학위도 인정되는 구조인 거 같습니다.
그런 식으로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서 유명인이 아니더라도 '학력위조'라는 그물에 걸려들 사람이 꽤 될 것입니다. 이런 분들이 우리나라에서 '학력'이라는 아슬아슬한 곡예 줄을 타면서 사는 분들이죠. 각종 전문학교와 기술학교 출신, 교역자양성원 출신, 각종 연구원 코스 출신 등의 사람들입니다. 실력이 뛰어나더라도 내세울 학력이나 학위가 없으면 인정받지 못하는 한국사회에서 그들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사람들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