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드라미정기상
생각지도 않은 후배가 전화를 했고, 만남의 기쁨을 나누기 위하여 찾은 식당이었다. 손님들로 북적이는 공간에 화단을 조성하고 가꾸어놓은 모습에서 주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얼마 만인가. 재회의 기쁨이 어떤 것인지를 실감하면서 한참 동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길 수가 없었다.
무엇이 그렇게 바빴을까? 생활에 밀려가느라 옆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잃어버리는 줄도 모르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달리다 문득 앞을 가로막는 커다란 바위를 보고 전율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세월이 얼마나 무서운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인지를 실감하였다. 온몸에 전해지는 절박함을 말로는 다 표현할 수가 없었다.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 살아오면서 가장 극복할 수 없는 위기였었다. 열정이 넘쳐 있을 때에는 두려운 것이 없었다. 당연 무서운 것도 없었다. 언제나 당당하고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온몸에서 힘을 빠져나가 버리니, 당혹스러웠다. 어떻게 해야 할지 그 방법을 찾을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