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천, 물고기 또다시 수천마리 떼죽음

군포시 관내 애월교 - 안양시 관내 보령교까지 1.5㎞구간

등록 2007.08.17 15:31수정 2007.08.17 15:31
0
원고료로 응원
안양천 상류(본류 구간) 물위에 둥둥 뜬 물고기들
안양천 상류(본류 구간) 물위에 둥둥 뜬 물고기들안양시청
안양천 상류에서 물고기 수천마리가 집단 떼죽음을 당했다. 이는 금년 들어 벌써 세 번째로 앞서 지난 1일 발생한 물고기 폐사 사건을 놓고 군포시와 안양시간에 '네탓' 책임공방을 펼치는 와중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지자체간 시급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안양시와 군포시에 따르면 17일 새벽 6시50분께 "안양천 상류 구군포교 (맑은내) 부근에 물고기가 죽어 있다"는 신고가 안양시 당직실로 접수돼 안양시 재난안전과 등 관계 공무원들이 오전7시께 현장 확인 결과 물고기 수천여마리가 떼죽음 당한 것을 발견했다.

이에 안양시는 군포시에 즉시 통보하고 양 시는 관계공무원과 공익, 하천관리 위탁요원 등을 통해 안양천을 각각 관리하는 구간에 죽어있는 물고기 수거 조치에 나섰다.

군포 애월교 - 안양 보령교 1.5㎞구간 수천마리 떠올라

안양시 공무원은 "17일 오전 안양천 현장으로 나가 현장 확인 결과 물고기 폐사체가 유하하여 안양천 상류 군포시 구간인 애자교~마벨교~구군포교(약 1㎞)와 안양시 구간인 구군포교~군포교~보령교(약 0.5㎞)까지 1.5㎞에 걸쳐 폐사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군포시 공무원은 "안양시를 통해 통보받고 오전 8시20분부터 현재까지 죽은 물고기 수거 작업을 하고 있다. 하천 물이 깨끗해 물고기 폐사 원인을 현재 알 수 없으나 생활폐수 유입이 아닌가 추정된다"며 "경기보건환경연구원에 원인 분석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물고기가 집단 폐사한 안양천 애월교(군포)-보령교(안양)
물고기가 집단 폐사한 안양천 애월교(군포)-보령교(안양)안양시청
이에 따라 군포시와 안양시가 각각 관리하는 양 시의 관내 안양천 구간에 걸쳐 집단 폐사한 물고기들은 하천 수질의 DO(용종산소) 변화에 민감한 피라미들이 대부분으로 군포시 관내 애자교 인근에서 야간에 폐수나 생활하수 등 오염원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지역 의제를 다루는 군포21실천협의회 윤여창 사무국장은 "물고기가 집단 폐사한 애자교 일대 안양천은 안양천 본류 중 유일하게 자연형 하천으로 정비되지 않은 곳으로 지난 2003년에도 차량 오일을 마구잡이로 방류하는 등 문제가 심각한 곳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국장은 "군포시가 당정천, 산본천의 차집관거 설치 등 기본시설을 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안양천 본류의 군포 구간에 대한 정비와 더불어 예산 문제 등이 최우선적으로 다루어져야 하며 임시 조치로 더 이상 물고기 폐사 사태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양천의 물고기 집단 폐사는 지난 2000년 이후에만 매년 한두 차례씩 발생하며 적게는 수백마리 많게는 수만마리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해 안양천 살리기에 적신호를 울리고 있지만 반복되고 있어 안양천 본류와 지천의 감시와 관리 등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사건 발생시마다 서로 "네탓이오"로 책임 공방

집단 떼죽음을 당한 안양천 물고기들
집단 떼죽음을 당한 안양천 물고기들안양시청
특히 올해 들어 지난 5월 10일 피라미 등 물고기 200여 마리가 폐사하고 8월 1일에는 500여 마리가 폐사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나 군포시와 안양시는 물고기 폐사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보완은 뒷전인 채 원인을 놓고 네탓 책임 공방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일 안양7동 덕천교 부근 안양천에서 2~3년생 피라미 500여마리가 집단 폐사한 사건에 안양시가 군포 관내 산본천, 당정천 생활하수가 안양천으로 유입돼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한데 대해 군포시는 13일 안양시에 항의 공문을 보내는 등 발끈하고 나선 게 대표적이다.

군포시는 항의공문에서 "물고기 떼죽음 원인인 안양천 용존산소요구량(DO) 감소 원인도 100% 군포시의 하수월류에 의한 것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며 "안양시가 관할하는 우수토실 및 차집관거에도 생활하수 월류가 발생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안양시는 "안양천으로 유입되는 하수는 군포시가 상류로서 하천특성상 합류방식인 관계로 합류지점의 차집관거 미정비로 인한 것이 주원인으로 판단된다"는 입장이다.

13개 지자체를 관통하는 안양천유역 생태지도
13개 지자체를 관통하는 안양천유역 생태지도양천수질개선대책협의회
군포시와 안양시는 안양천을 관할하는 서울시 7개구와 경기도 6개시 등 13개 기초자치단체장들로 구성되어 지난 1999년 4월 29일 발족한 안양천수질개선대책협의회에 참여하여 안양천 환경오염과 생태계 보존을 위한 다각적인 공동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안양천수질개선대책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경기 13개 기초자치단체와 서울시, 경기도, 서울지방국토관리청, 한강유역환경청이 최근 안양천 유역통합관리에 나서기로 합의하고 안양천유역관리위원회(가칭)로 확대 추진키로 했다.

이에 따라 하천 관할을 둘러싼 안양천 물고기 폐사 원인 논란에 대한 군포 안양시간에 공동조사와 더불어 무엇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과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안양천의 물고기 집단 폐사 사건 일지

▲ 집단 폐사를 당한 안양천의 물고기들
ⓒ안양시청

안양천의 물고기 집단 폐사는 지난 2000년 이후에만 매년 한 두차례씩 발생하며 적게는 수백마리 많게는 수만마리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사건으로 안양천 살리기에 적신호를 울리며 계속 반복되고 있다.

2000년 5월10일 안양천 잉어와 붕어 등 수십마리 폐사
안양시 하수종말처리장 위탁운영 ㈜ 대우가 수백t의 오폐수 무단방류

2002년 1월31일 학의천 물고기 수만마리 떼죽음
의왕상수도사업소의 불화규산(일명 불소)의 과다 유출 사고

2003년 7월11일 안양천 물고기 떼죽음
군포시 관내 염료공장에서 우천시 폐염료 3t가량 고의적 방류

2003년 9월28일 안양천 붕어, 잉어 등 1만마리 물고기 떼죽음
안양시 동안구 호계2동 안양 장례식장 앞

2005년 5월30일 안양천 물고기 폐사
안양시 호계동 호게2동 안양 장례식장 앞(산본천 폐유 유입 추정)

2005년 6월3일 안양천 피라미 100여마리 폐사
안양천 내비산교 밑(하천 오니 부패로 인한 수질오염 추정)

2005년 6월15일 학의천 물고기 수천마리 떼죽음
청계산 일대에 폭우가 내린 이후 발생(유독성 부유물질 추정)

2005년 7월26일 학의천.안양천 합류지점 붕어.피라미 수천마리 떼죽음
안양천 내비산교 밑(10㎜의 소나기로 하수관거가 넘쳐 발생)

2005년 8월3일 삼봉천.안양천으로 경유 약 500ℓ 유입
안양 박달동 육군 모부대 유류 저장탱크 유량계 호스가 파손

2006년 6월9일 안양천 붕어.피라미 수천마리 떼죽음
안양7동 덕천교∼비산대교 구간 발생(집중호우로 인한 용존산소 부족 추정)

2006년 6월18일 삼성천 물고기 수백마리 집단 폐사
수영장 공사장에서 시멘트공사 이후 발생(유독물질 유입 추정)

2006년 9월부터 삼막천 가재와 물고기 사라진 죽음의 하천
경인교대 조성 과정에서 심토층에서 용출되는 다량의 중금속 유입

2006년 10월15일 삼성천의 물고기 집단폐사
이상기온과 가을 가뭄 등으로 물 고갈로 바닥 드러냄

2007년 5월10일 안양천 합류지점 물고기 200마리 집단폐사
집중호우로 인한 당정천.산본천 오수 범람으로 추정

2007년 8월1일 안양천 합류지점 물고기 500마리 집단폐사
집중호우로 인한 당정천.산본천 오수 범람으로 추정

2007년 8월17일 물고기 수천마리 집단폐사
군포시 애자교부터 안양시 보령교 구간(약 1.5㎞) / 최병렬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안양 #군포 #안양천 #물고기 #폐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3. 3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4. 4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5. 5 "김건희·명태균 의혹에... 지금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태" "김건희·명태균 의혹에... 지금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태"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