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의 외침에 잠시 머뭇거리듯 땅에 내려놓더니 구명조끼를 다시 챙깁니다.임윤수
주섬주섬 구명조끼를 입히며 여러 명의 남자들이 여학생을 들어 올리는 순간 '야! 빤쓰 나와'하며 지르는 여자의 목소리가 비명처럼 이어집니다. 물에 빠질 수도 있다는 사실보다 속옷(빤스)이 노출되고 있다는 사실이 여성으로선 더 당혹스러운가 봅니다. 빤스가 나온다고 소리를 지르니 짓궂기만한 남학생들도 잠시 주춤거리느라 여학생을 땅바닥으로 내려 놉니다.
물에 빠질 위기에 처해 있던 여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내심 이쯤에서 장난이 끝나기를 바랐을 거며, 여학생이 텀벙 물에 빠지는 모습을 구경하고 싶었던 구경꾼들의 입장에서는 허탕을 치는 듯한 아쉬움이 교차되는 순간입니다.
이쯤에서 포기를 했다면 여학생을 땅바닥에 내려놓는 것으로 끝내야 할 텐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땅바닥에 눕혀진 여학생에게 제대로 구명조끼를 고정시키고 있었습니다. 구명조끼가 다 입혀지자 덩치 좋은 남학생이 몸부림을 치는 여학생을 덜렁 어깨위로 둘러메더니 물가를 향해 달리기 시작합니다.
여학생을 둘러멘 남학생이 성큼성큼 물가고 다가가고 있는 순간에도 여학생은 속옷(빤스)이 노출되는 것에만 신경이 가는 듯 한쪽 손으로 바짓단을 움켜잡느라 급급합니다. 이렇게 한 무리의 학생들이 장난을 벌이고 있는 순간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온통 그들만을 바라봅니다.
과연 저 여학생이 물에 빠질거나 아니냐를 스스로에게 내기라도 하듯 호기심 가득한 눈빛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