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부실 이제 시작? 낙관론과 비관론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 담보대출) 파장을 바라본다

등록 2007.08.12 20:37수정 2007.08.12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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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의 파장 계속 되나

서브프라임 모기지(subprime mortgage)란 신용이 낮은 미국 서민에게 주택을 담보로 하여 대출하는 제도입니다. 주택담보 대출은 신용을 3개 등급으로 나누어 대출하는데 그 최하위 등급의 대출을 이르는 말입니다.

미국 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원인을 분석하자면 수년전 미국의 주택경기와 경제를 살펴봐야 합니다.

모기지 은행 덕분에 좋았던 미국경제

2003년도 후반부터 2004년 상반기까지 미국의 기준 금리는 1% 정도였습니다. 이자율이 낮으니 서민들도 은행에서 돈을 빌려 집을 살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2천만 원 정도 돈이 있는 미국 서민도 1억 원 정도의 집을 사고 그 집을 담보로 하여 8천만 원 대출을 받아 집값을 치루면 됩니다.

이러한 대출을 하는 은행을 모기지 은행이라고 합니다. 이자율이 낮아 이자도 싸고 그 당시는 집값이 계속 오르는 시기여서 이자 3백만 원(이자율 3%로 대출받을 경우)을 내는 반면에 집값은 10% 올라 1천만 원 이익이 생겨 결국 7백만 원 순이익을 얻은 셈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용이 낮은 서민들도 시중 금리보다 비록 높은 이자를 지불하지만(신용이 불량하여) 집값 오른 것보다는 이자가 적으므로 집을 많이 구입하였습니다. 이들이 지불하는 이자는 정상모기지 대출금리보다 2-4% 비싸다고 합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연관된 채권은 이렇게 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므로 위험이 높아도 고수익을 원하는 해지펀드들의 투자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이렇게 미국인들이 집을 많이 구입하므로 주택건설 경기도 좋아 일자리도 많이 생기고 집을 구입한 사람은 집값이 올라 소비도 많이 하고(富의 효과) 미국경기가 호황이었습니다. 이를 두고 프린스톤 대학의 폴 크르구먼 교수는 “미국인은 집을 사고 팔면서 먹고 산다”라고 표현했다 합니다.(동아일보 2005년 8월 19일자 동아일보, 케이스마케팅(www.casemarketing.com) 102번 글 참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연체


이자율이 계속 저렴하고 집값도 계속 올라가면 집을 담보로 집을 산 사람은 모기지 상환에 지장이 없습니다. 이 경우 집을 산 사람이나 모기지 은행이나 모기지 은행에 대출한 대형 투자은행이나 이 모기지와 연관된 채권을 산 헤지펀드나 모두 양호한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미국의 기준 이자율이 1%에서 5.25%(현재)로 오르고 집값은 과거 수년간 너무 올라 떨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신용이 낮은 서민(서브프라임 해당자)들은 모기지 이자상환이 과다하게 되고 집값 하락으로 인하여 양쪽에서 손해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신용이 불량한 서민들은 모기지 상환을 연체하기 시작했습니다.

모기지 상환이 연체되니 모기지 은행, 모기지 은행에 대출한 대형투자은행,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채권을 매입한 헤지펀드들은 손해를 보기 시작하였습니다. 뉴센추리 모기지은행, 헤지펀드인 베어스턴스가 파산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운영하는 해지펀드, 독일 코메르츠 은행, 호주맥쿼리 은행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채권투자에서 큰 손실을 입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대형 투자은행에까지 큰 문제가 생기면 ‘대형폭탄’이 된다는 것입니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는 골드만삭스 메릴린치등 대형 투자은행에 대하여 서브프라임 모기지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연관된 채권을 취급했던 헤지펀드나 기타 금융기관들은 손실로 인하여 자금이 필요하고 또한 고객의 자금회수에 대비하기 위하여 전보다 많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하여 대형 은행에 대출 요청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대형 은행들은 불량채권에 연관된 기관에 대출을 꺼리거나 대출한다 해도 전보다 높은 이자를 요구하여 시중이자율이 갑자기 높아졌습니다. 즉 신용경색이 발생한 것입니다.

이러한 신용경색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기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우량한 기업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기아자동차도 금년 6월 말 미국에서 3억-5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려 하였으나 여의치 않아 무기한 연기하였다고 합니다.

신용경색, 안전자산 선호, 주가폭락

이렇게 기업이 급히 필요한 운영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면 기업이 부도가 나기도 하며 투자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러한 신용경색에 뇌관을 터트린 것은 파리바 은행이었습니다. 프랑스 대형은행 파리바의 헤지펀드가 고객인 투자자의 자금회수를 거절하여 유럽각국의 신용경색이 일어나고 이 파장이 미국 일본으로까지 이어갔습니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국책은행)들은 신용경색을 해소하고 갑자기 상승한 시중금리를 정상으로 낮추기 위하여 수 백조 원이 넘는 자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과거 수년간 투자 리스크에 불감증이었던 투자자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놀라 고수익을 얻을 수 있으나 위험이 따르는 고 위험 자산 즉 서브프라임 모기지등의 연관 채권은 물론 일반주식을 팔고 안전자산인 채권투자로 이동중이라 합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은행, 해지펀드의 도산과 이자율 상승으로 인한 자금 조달의 어려움 즉 신용경색으로 인한 기업과 경제에 어려움, 또한 안전자산 선호로 인한 주식의 매도로 세계 각국의 증시는 폭락하고 있습니다.

세계증권 시장을 호황으로 이끌고 또한 폭락장세를 일으킬 수 있는 또 하나의 원인이 일본돈 엔화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일본의 현재 기준금리는 년 0.5%입니다. 일본사람이나 세계도처의 투자자나, 해지펀드나 간에 이자율이 싼 일본 엔화를 빌려 그 돈으로 주식투자를 하거나 다른 나라의 채권을 삽니다(호주의 경우 기준금리 5.5%). 이른바 엔 캐리 트레이드(Yen carry trade)입니다.

이 엔 캐리트레이드 규모는 최대 1조 달러 정도라고 합니다. 일본 엔화를 빌려 고수익 고위험 투자를 일삼던 투자자들이 이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보고 고위험 고수익 자산인 주식을 매각하여 주식폭락 사태를 더 악화 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증권시장의 낙관론과 비관론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세계증권 시장이 계속 영향을 받을 것인가에 대하여는 세계유명 경제, 증권 전문가들 간에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 사태는 단기적인 불안 심리 현상으로 낙관적으로 보는 견해, 단기에 끝날 상황이 아니라는 비관적으로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낙관론과 비관론의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낙관론의 근거
▲미국 유럽 일본 중국을 비롯한 세계경제는 건실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연체는 총 서브프라임 모기지중 13%에 지나지 않아 미약한 수준이다 ▲미국전체모기지중 서브프라인 모기지의 비중은 12%밖에 되지 않고 전체금융자산에서 비중은 1% 밖에 되지 않는다 ▲현재의 주식폭락 사태는 투자자의 일시적 불안 심리 현상이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자금을 공급하고 있어 시장의 불안심리는 해소될 것이다 ▲세계 각국과 일본의 금리차이가 커서 엔 캐리트레이드가 감소하지 않는다 ▲최악의 경우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금리를 인하하면 문제는 풀린다.

비관론의 근거
▲과거 수년간 이자율이 너무 낮아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주식가격이 과대하게 올라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전체 규모가 아직 밝혀지지 않아 그 여파가 장기화될 가능성 이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투자했던 헤지펀드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하여 소유 주식을 매각한다 ▲폴 크르그먼 교수가 말한 것을 역으로 말하면 미국의 주택경기의 침체는 민간소비를 위축시켜 경기를 둔화시킨다 ▲증권시장을 달구었던 요인의 하나가 돈을 빌려서 기업을 매입하는 기업인수/합병(M&A)인데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 M&A가 적어져 증권시장도 쇠락한다 ▲전 세계 투자자들, 특히 고수익 고위험에 투자된 엔 캐리트레이드가 위험자산을 회피하고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기 위하여 주식을 판다.

위와 같이 경제와 증권의 대가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 어느 의견이 맞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시체말로 주식은 귀신도 모른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사막에서 길을 잃고 해매는데 남은 물은 반병 밖에 남아 있지 않은 경우 어떤 사람은 아직도 물이 반병이나 남았다고 낙관하고, 어떤 이는 물이 반병 밖에 남아 있지 않다고 비관합니다. 독자 여러분은 낙관론자이십니까 비관론자이십니까.

어떤 증권전문가는 이러한 때 고통을 참고 기다려야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아마도 앞으로 수년간 장기적으로 보면 지금 현상은 한 때 조그만(?) 물결일 수도 있습니다. 다른 전문가는 전 세계적으로 이자율이 낮아 유동성이 풍부(시중에 자금이 풍부)한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세계 각국에서 유동성이 너무 많아 자산가격을 과도하게 올리고 있어 이자율을 올리는 추세에 있기 때문입니다.

모기지 중에서 80%이상이 시일이 갈수록 이자부담이 높아지는 모지지라고 합니다. 모기지 부실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어떤 전문가의 말이 꺼림직 합니다. 주식투자는 수익을 내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위험관리를 해야 한다는 주식대가들의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이 논리에 따르면 아마도 앞으로 적어도 수개월은 위험관리에 더 중점을 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신용경색 #안전자산 #위험자산 #엔캐리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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