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자지라> 방송이 방영한 한국 인질 모습.
아프간 한국인 피랍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아프간에 특사를 파견하고 직접 탈레반과 접촉을 시도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미국과 아프간 정부는 테러 단체와의 협상 불가론을 재천명하며 군사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아프간 피랍사태를 바라보는 많은 국민들의 관심도 줄어들며 납치 초기와는 다르게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랍자들과 그 가족들은 피랍 4주째를 맞이하는 지금 이 순간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입니다.
피랍자의 건강에는 이상이 없나?
지난달 19일 피랍된 인질들은 탈레반이 정해놓은 장소 몇 군데에서 지금까지 장기간 억류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유준현 성대의대 삼성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고강도의 긴장상태가 지속되고 있고, 생활여건이나 식사, 물 등의 환경이 열악한 상황으로 추측할 때 피랍자의 신체면역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걱정했습니다.
평소 가벼운 질병이더라도 면역기능이 떨어지면 문제가 커질 수 있습니다. 일례로 감기만 걸려도 면역력이 좋은 사람들은 금방 털고 일어날 수 있지만, 면역 기능이 저하된 사람들은 감기가 오래갈 뿐만 아니라 심하면 폐렴 등의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유 교수는 "극도의 긴장상태에서는 소화불량, 위장장애 등이 있을 수 있으며, 척추질환이 있는 사람은 불편한 자세가 오래되면 더욱 악화되기 쉽다"며 "인질 상태로 오래 지내게 되면 음식 섭취가 더욱 힘들어지고 판단력이나 움직임도 저하될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습니다.
피랍자 가운데 김지나(32)씨가 척추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소염진통제를 복용하지 못한다면 그 통증은 다른 피랍자들보다 훨씬 심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갑상선암 수술을 했다고 알려진 유경식(55)씨는 현재 갑상선 약을 투여 받지 못해 다른 인질들보다 더 상황이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성운 경희의대 내분비내과 교수는 "장기간 약을 투여받지 못하면 근육 경직이나 심장이 비대해지는 등 많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하면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무슨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약을 전달해야 한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가 9일 <연합뉴스>와의 간접 통화를 통해 인질의 건강상태에 대해 "약을 처방해 날마다 좋아지고 있으며 생명이 위험에 처한 상태도 아니다"고 전해 약이 필요한 이들에게 적절한 약물이 투여되고 있다는 것이 희망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육체적 고통보다 더 큰 정신적 고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