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군기지 문제의 생명 평화적 해법은?

생명평화 활동가들, 여름생명평화학교 통해 제주 문제 해결방안 모색

등록 2007.08.13 13:49수정 2007.08.14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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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평화결사 주최 2007 여름생명평화학교
생명평화결사 주최 2007 여름생명평화학교성하훈
해군기지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제주도의 현안을 생명 평화적 관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지난 8월 8일~10일까지 전북 장수의 논실학교에서 생명평화결사 주최로 진행된 여름생명평화학교는 제주도 해군기지 문제의 생명 평화적 해결방안에 대한 활동가들의 고민이 나눠지는 자리였다.

'개발과 성장의 환상에서 탈출하기'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우리시대 진보에 대한 고민'과 '미래적 생태공동체'에 대해 연구해 보는 부분도 있었지만 주된 논의의 핵심은 제주도 문제였다.

제주 해군기지 문제는 지난 5월 14일 김태환 제주지사가 해군기지 건설 동의안을 발표한 이후 제주도 내의 찬반 논란이 가열되면서 내부적 논란이 격화되고 있는 사안이다.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들이 대책위를 구성해 해군기지 저지를 위해 나서고 있고 해군기지 후보지로 내정된 서귀포 강정마을 또한 찬반 논란에 따른 주민분열이 쌍방의 고소 고발로 이어지면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은 지난 6월, 27일간의 단식을 통해 평화의 섬에 들어서려는 군사기지에 대한 반대의 의지를 드러냈다.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 범도민 대책위 고유기 공동집행위원장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 범도민 대책위 고유기 공동집행위원장성하훈
이번 생명평화학교에 참석한 제주 범도민 대책위 고유기 공동집행위원장은 '제주 해군기지 문제,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제주에 건설되려는 해군기지는 동북아지역의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미국의 신군사전략 하위범주에서 태동되었으며, 과장된 해양수송로 보호 논리를 통해 미국의 해양패권을 좇아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는 도리어 한반도를 도리어 위태롭게 할 가능성이 높음에도 국방부와 제주도 당국이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노무현 정부 역시 권위주의적 국가논리와 냉전적 군사안보 논리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주의 군사기지화 시도는 중일전쟁 당시 일제에 의해 시작돼 이승만 정권시절 미국의 영구기지로 제공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최근에도 공군이 기지를 만들려는 계획이 일부 공개되면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고 위원장은 "이번 제주 해군기지 문제는 지난 30년간 이어온 이런 시도의 연장"이라면서 "제주 해군 기지 문제가 평화 안보에 대한 본질적인 논쟁이기는 하지만 주민의 의사를 제대로 수렴치 않는 국가권위주의에 대한 진정한 의미의 참여민주주의 쟁취 과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이 문제를 풀어나갈 방식에 고민이 많다"며 참석자들에게 "생명 평화적인 해법 마련"을 요청했다.

고 위원장은 "해군기지 저지 운동을 시작하면서 여러사람들이 기존 운동진영의 투쟁전술에 대해 많이 이야기 했으나 이보다는 비폭력 평화적인 방식의 문제제기가 효과를 발휘했다"면서 "이번에 시도한 100배 서원이 도민들로 부터 반향을 얻는 등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도법스님
도법스님성하훈
"생명평화결사의 100배 서원에 대해 처음에는 운동진영 일부에서 노골적인 거부감을 보였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대부분의 운동진영이 100배 서원에 참여하게 됐고 소원해진 관계들이 회복되는 등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도법스님은 "제주 문제는 4·3으로 풀어내야 한다. 4·3이라는 비극을 만들어 냈던 원인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봐야한다.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 필요하다. 4·3의 의미 생각해 보는 것에서 이번 문제가 출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이전에 '지리산 살리기 국민행동'을 결성할 때 처음에는 명칭이 '지리산 댐반대 국민행동'이었다. 그런데 댐이란 사안에 대해서는 연관없는 사람들은 별로 관심을 안두고 이해관계가 얽힌 사람들만 관심을 두게 된다. 그래서 지리산 댐반대에 국한시키는 것이 아닌 지리산 생명 살리기로 방향을 전환해 소기의 성과를 얻었다"면서 생명 평화적인 접근 방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제주도 문제를 해군기지에 국한시키는 것이 아닌 평화의 섬 제주도라는 생명 평화적 관점에서 전체를 살리는 방향으로 운동을 이끌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안하고 제3세계 국가들과의 연대, 피스보트, 평화포럼 확산 등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또한 '지역현안을 넘어 한국 사회운동의 방향과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이 되어야 한다'면서 여론 확산을 위해 중앙의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해 서울에서 평화행사나 퍼포먼스를 갖는 방안 등도 고려해 볼 것을 제안했다.

지난 6월 제주시청 앞에서 벌어진 해군기지 저지를 위한 100배 서원.
지난 6월 제주시청 앞에서 벌어진 해군기지 저지를 위한 100배 서원.생명평화결사
고위원장은 "4~50대에서는 찬성여론이 많은데 6~70대인 4·3 체험세대에서는 반대여론이 많다"며 제주도의 세대별 여론 추이를 전한 뒤 "내년 4·3이 60주년을 맞는데, 생명평화적 논점에 입각한 4·3문제제기는 매우 중요하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한편으로 "해군기지 문제가 단순히 지역문제로만 국한시킬 것이 아닌 만큼 중앙과의 연대를 위해 조만간 서울로 상경해 여론에 호소하는 계획을 세워 보겠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표면적으로 드러난 사안만 해결하기 보다는 근원적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제주 문제가 생명 평화적인 운동을 통해 해결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펴기로 결의했다.

생명평화결사는 어떤 단체인가
도법 스님 탁발순례가 대표적 활동

▲ 생명평화탁발순례단
ⓒ생명평화결사
'세상의 평화를 원한다면 내가 먼저 평화가 되자'

생명평화결사의 구호는 작은 평화가 큰 평화의 시작임을 말해 준다.

생명평화결사는 도법스님(전 실상사 주지)에 의해 주도된 '2001년 2월 16일에 시작된 '좌우익희생자와 뭇 생명 해원상생을 위한 범종교계 100일 기도'를 발판으로 시작됐다.

2003년 이라크전과 북핵으로 인한 한반도 전쟁위기설이 감돌게 되면서 도법스님의 1000일 기도가 끝나던 그해 11월 15일, 이 시대에 만연한 생명평화의 위기상황을 벗어나기 위하여 창립했다.

생명평화를 위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서약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2004년 지리산에서 시작돼 전국 곳곳을 찾아다니며 지역현안에 대한 생명평화적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도법스님의 탁발순례는 생명평화결사의 대표적 활동이다.

동참하고 있는 주요 인사들은 이병철 전국귀농운동본부 대표, 정해숙 전 전교조 위원장, 박소정 순천 YMCA 이사장, 박두규 시인, 김민해 목사(풍경소리 발행인), 황대권 선생(야생초 편지 저자), 김경일 신부(성공회 광주교회) 등이며, 100배 음반 제작, 생명평화서약운동, 생명평화학교 등을 통해 생명 평화 정신을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무국은 전북 남원 실상사 옆에 위치해 있다. 063-636-1950
#제주해군기지 #생명평화결사 #생명평화학교 #탁발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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