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광양 상의 추진과 광양만권 통합 노력

[주장]광양 상공회의소 분리설립을 반대한다

등록 2007.08.08 09:27수정 2007.08.0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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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남 광양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중심이 되어 상공회의소 독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광양지역 100여 개의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광양상의설립 촉구를 위한 시민운동본부'는 지난 7월 24일 광양시청에서 출범식을 갖고 ‘광양상공회의소’를 독자 설립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광양 상의 독자설립 추진은 광양만권 통합에 역행하는 것이다.
광양 상의 독자설립 추진은 광양만권 통합에 역행하는 것이다.최경필
이들 단체가 설립 명분으로 내세우는 것은 "광양을 철강산업과 항만산업 도시로 육성하고 광양만권의 거점 도시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광양 상공회의소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는 순천·광양상공회의소에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고, 사무소는 순천시 장천동과 광양읍에 각각 두고 있다. 1939년 발족한 순천상공회의소는 80년에 구례군과 보성군을, 89년에 광양시를 편입하였고 지난 96년에 급속히 확장된 광양지역의 '세'를 감안하여 현재의 순천·광양상공회의소로 개칭되었다.

광양은 86년 광양제철소가 준공되고 89년에 시로 승격되었다. 98년 광양항이 개장하고 본격적으로 항만과 산업단지로 개발되면서 기존 순천 보다 광양지역 기업체들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이번 독자적인 설립추진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단순히 상공회의소 분립독립 차원이 아닌 광양만권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지역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나 마찬가지다. 광양만권 통합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단체들이 바로 상공회의소와 시민단체였다는 점에서 이번 광양지역 상공회의소 설립추진은 지역통합을 역행하는 행위다.

이는 상공회의소가 갖는 상징적인 존재도 있지만, 광양지역 기업들의 비중이 높아져서 경제권의 중심을 빼앗겠다는 심사로 보인다. 그동안 광양만권 통합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던 지난 노력들이 가식적인 행동은 아니었는지 의심될 정도다.

현재 단계에서는 분리 독립보다 오히려 여수상공회의소와 대통합을 추진하는 것이 순리이고 광양만권 통합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길이다. 현재는 순천,여수,광양 3개시가 기득권과 지역이기주의를 버리고 조금이라도 양보하면서 통합추진에 최선을 다해야 할 때인데, 상공회의소 독립문제로 이렇게 갈등을 조장해야 할까.


지역통합을 선도해야 할 시민사회단체들이 지역이기주의에 함몰되어 통합이라는 대의를 저버리는 행위에 대해 일반시민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광양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의 광양만권 통합추진 의지에 대한 진정성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진심으로 광양만권 통합을 바란다면 지금 설립한 '추진시민운동본부'를 즉시 해체하고 여수상의와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 그 다음에 통합상공회의소가 중심이 되어 각 지자체와 함께 단계적인 지역통합을 추진해야 한다. 입으로만 떠드는 것 보다 토론에 의한 추진의지를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동안 수차례 토론회를 통해 방향은 충분히 정했지만, 실천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여수,순천,광양의 통합 노력은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채 지지부진하고 의지조차 부족한 실정이다. 여수엑스포 유치가 성공한다면 통합은 급물살을 타겠지만, 오히려 그 이전에 통합추진 방향과 목표가 가시적으로 제시되어야 했다. 지난 4월 세계박람회기구(BIE) 실사단 여수방문때 통합 실천의지를 보여주지 못한 것이 최대의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무안반도 통합이 실패한 이유는 지역이기주의 때문이었다. 서로 양보 없는 이기주의적 발상은 광양만권 통합을 어렵게 만든다. 이번 광양지역 시민사회단체의 상공회의소 추진은 너무도 몰염치하고 부끄러운 지역이기주의적인 발상이다. 이들이 여수엑스포 유치와 광양만권 통합을 진심으로 원하는지 이번 기회에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무안반도 통합 보다 광양만권 통합이 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무안반도는 지역세가 뚜렷이 구별되어 특정지자체의 양보만 받아내면 쉽게 풀릴 수 있지만, 광양만권은 3개시의 ‘세’가 서로 비슷비슷해서 양보없는 주도권 싸움이 극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직까지 3개시가 참여한 통합추진준비위원회도 만들지 못하고 있고 3개시 행정협의회 조차 실무자 파견 등 추진의지 노력이 부족하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전남도에 공문을 보내 신설을 자제해달라고 했다. 전남도지사는 ‘광양상공회의소’ 설립 보다는 여수상의와 통합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월간 뉴스라이프에도 송고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월간 뉴스라이프에도 송고했습니다.
#광양만 #광양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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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서 어용기자(?)로 오랫동안 활동하다 세월호사건 후 큰 충격을 받아 사표를 내고 향토사 발굴 및 책쓰기를 하고 있으며,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인생을 정리하는 자서전 전문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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