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올 만큼 죽여주는 냄새를 풍기는 전어구이조찬현
전어구이 맛있게 먹는 방법
전어는 맛이 매우 뛰어나서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기름이 많고 달콤하다'라고 기록되어 있고, 서유구의 <임원경제지>에는 '가을전어 대가리엔 참깨가 서 말'이라는 기록이 있다.
전어구이는 머리부터 꼬리까지 하나도 버릴 게 없다. 통째로 뼈까지 다 씹어 먹는다. 전어는 다른 고기와 달리 내장을 제거하지 않으므로 창자와 쓸개의 쌉쌀함까지 맛볼 수 있다. 구이용으로는 15cm 정도의 크기가 알맞다.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올 만큼 죽여주는 냄새를 풍기는 전어구이는 그 냄새만 맡아도 입맛이 동한다. 전어구이는 뼈째로 먹어야 진짜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감칠맛과 영양이 뛰어난 전어는 다른 고기에 비해 빗댄 말들이 유난히 많다. 전어 하면 으레 따라다니는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 돌아온다.' '가을 전어 머리엔 깨가 서 말'이다. '가을전어는 며느리 친정 간 사이 시어미가 문을 걸어 잠그고 먹는다', '죽을 결심을 하고 강둑에 오른 사람이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자살을 포기한다'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전어는 가을에 지방 성분이 봄과 겨울에 비해 최고 3배까지 높아져 과연 '가을 전어 머리엔 깨가 서 말'이라 할만하다. 또한 전어 굽는 냄새가 1㎞까지 퍼진다고 하니 집 나간 며느리와 자살하러 간 사람이 돌아온다는 말도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조선 후기 실학자인 서유구는 <임원경제지>라는 책에서 전어를 '찾는 사람들이 돈을 생각하지 않아 전어(錢魚)라고 했다'고 기록했다.
한방에서는 전어가 위를 보호하고 장을 깨끗하게 하며 몸 속 찌꺼기 배출을 도와 아침에 팔다리가 붓거나 무거운 증상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전어회(뼈꼬시)는 뼈 채 썰어 먹어야 별미
'전어구이가 깨가 서 말이면 전어회는 깨가 다섯 말이다'라는 말도 있다. 전어회는 뼈 채 썰어 먹어야 입이 즐겁다. 뼈가 억세지 않고 부드러운 전어는 꼭꼭 씹으면 구수한맛이 난다. 초고추장보다는 된장이 더 잘 어울리는 전어 뼈꼬시는 전어 특유의 고소한 맛과 구수한 된장이 만나야 비로소 환상적인 맛이 살아난다.
상추 한 장 깻잎 한 장, 그 위에 풋고추와 마늘 그리고 양념한 된장을 턱하니 올린 일명 된장빵은 전어회의 백미다. 기름진 전어의 살과 뼈가 갖은 양념과 어우러져 입안에서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