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의 분노 "조중동, 함정 파고 있다!"

"'반DJ' 고리로 영구분열 도모" 맹비판

등록 2007.08.06 16:31수정 2007.08.0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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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형 박상천 민주당'이 돋보이는 이유" (동아일보)
"DJ의 구부러진 길, 조순형의 곧은 길" (중앙일보)


이인제 의원(자료사진)
이인제 의원(자료사진)오마이뉴스 장재완
지난 2일 두 일간지의 사설 제목이다. 제3지대 대통합 신당인 '대통합민주신당' 창당을 앞두고 통합민주당에서 '김한길 그룹'이 탈당하려 하자, 이들 보수 신문은 일제히 민주당의 '홀로서기'와 '반DJ 기치'를 주문하는 사설을 쏟아냈다.

6일에도 <중앙일보> 김두우 논설위원은 '불쌍하다 민주당'의 칼럼에서 "민주당이 살 길은 한 가지다. 자기 연민과 DJ에 대한 미련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며 "그러지 못하면 대선의 격랑 속에서 허둥대다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기 십상"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크게 보면 DJ의 길과 다르지 않다"

이에 대해 민주당 대선 예비주자 중 한 명인 이인제 의원이 발끈했다. 이른바 '조중동'이 민주당을 고사시키기 위해 "함정을 파고 있다"는 것이다.

이인제 의원은 6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겉으로는 고립에 빠진 민주당을 도와주는 것처럼 보이면서 속으로는 범 개혁세력의 영구분열을 노리는 것이 그들(조중동)"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어 "그들의 의도는 '잡탕식 대통합은 DJ의 뜻을 따른 것이니, 민주당은 반 DJ의 길을 걸으라'는 것 아닌가. 바로 조중동이 민주당을 향해 던지는 메시지는 '반DJ'"라며 "'반DJ' 감정을 자극하여 민주당을 불태워버리고 다시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범 개혁세력이 결집을 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 그들의 계산"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어떤 경우에도 민주당의 주 경쟁상대는 한나라당"이라며 "'조중동'은 '반DJ'를 고리로 개혁세력의 영구분열을 도모하여 한나라당의 승리를 담보해두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DJ'다, '친DJ'다 하는 논리는 실질이 아니라 허구이며, 이성이 아니라 감정일 뿐"이라며 "조중동이 허구에 가득 찬 '반DJ' 감정을 자극하는 의도는 민주당을 범 개혁세력으로부터 완전 이탈시켜 원천적으로 중도대통합의 기회를 차단하려는 속셈"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이 의원은 이어 "그러므로 민주당은 그들이 파놓은 함정에 빠져들지 말아야 한다"며 "중도대통합과 관련하여 DJ의 생각이나 행동이 민주당과 다르다고 하여 역사까지 부정한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인가. 크게 보면 DJ의 길과 다를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인제 의원의 글 전문이다.

조중동이 함정을 파고 있다!

조중동(조선, 중앙, 동아)이 보통명사로 쓰인다. 모두 하루 발행부수 150만부를 넘나드는 특급 메이저 신문들이다. 그들에게 무슨 공통점이 있어 조중동이라는 한 단어로 불리는 것일까.

하나같이 족벌(族閥)경영을 하고 있다. 또 권위주의 시대에 형성된 기득권을 옹호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따라서 이 기득권을 타파할 위험이 있는 개혁세력에 대해서는 맹목적으로 적대한다. 권위주의, 기득권의 배경에 영남지역패권이 도사리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므로 오늘 날 조중동이 한나라당의 집권을 위해 광분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한나라당은 기득권과 영남지역패권에 기초하고 있는 정치세력이기 때문이다.

조중동은 끊임없이 나를 부정하고 탄압해 왔다. 나는 기득권을 대변할 인물도 아니고 영남지역패권을 옹호할 사람도 아니었으니 나를 말살하려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그들은 1997년 대선에서 나보다 지지율이 절반도 못 미치는 사람을 후보로 만드는데 앞장섰다. 내가 독자 출마를 결행하고 다시 선두로 나서자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돈 200억원을 받았다는 새빨간 거짓말을 일주일씩이나 대서특필하여 나의 지지를 절반으로 떨어뜨렸다. 참으로 무도한 자들이다.

2002년 경선에서도 나를 헐뜯어 후보가 되지 못하도록 하는데 앞장섰다. 당시 새천년민주당에서 중도노선의 내가 후보가 되는 것보다 급진노선의 후보가 나와야 한나라당의 집권이 용이하다는 계산이었을 것이다.

경선이 진행 중일 때 쉬지 않고 나를 헐뜯는 이상한 사람들의 칼럼을 대문짝만하게 게재하고 오도된 여론 광풍을 주도했던 것이 그들이다.

2004년 궁지에 몰린 노 정권이 대선자금 수사로 돌파구를 찾을 때 난데없이 내가 한나라당의 불법자금을 받았다는 허위사실을 날조하여 발표했다.

조중동은 기다렸다는 듯이 나에게는 한마다 물어보지도 않고 3일 동안이나 새까맣게 보도하였다. 총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내 정치생명을 끊어놓는 것은 물론 내 인격까지 송두리째 파괴해버리겠다는 적의(敵意)가 번뜩였다.

더욱 가증스러운 것은 돈을 받았다고 시인하는 한나라당의 박근혜씨에 대해서는 여론의 압력을 동원하여 검찰의 칼을 부러뜨렸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내가 천신만고 끝에 결백을 밝히고 무죄판결을 받아내자 이 사실을 한 줄로 쓰거나 아예 한 줄도 보도하지 않았다. 이것이 그들의 양심이다.

내가 민주당에 복당했을 때 그들은 사설과 칼럼으로 나를 다시 난도질하였다. 내가 8~9번 당적을 변경한 왕 철새라는 것이다. 창당, 합당, 정치적 통합, 당명변경이 당적변경일 수 없다. 그런데 이런 것까지 다 포함하여 당적을 변경했다고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한다.

내가 순수하게 개인적인 탈당과 입당을 한 것은 2002년 민주당 탈당과 자민련 입당, 그리고 이번의 중심당 탈당과 민주당 복당이 전부이다.

2002년 나는 집권을 눈앞에 둔 급진노선을 반대하여 당을 떠났고, 이번에 내 신념을 따라 중도노선의 민주당에 복당하였다. 이익을 쫒아 당을 옮긴 것이 아니라 신념을 쫒아 고난의 길을 걸었을 뿐이다.

영국의 처칠 수상은 법안에 관한 당론이 자기의 소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세 번이나 당을 떠났다가 되돌아 왔다고 한다. 그가 철새란 말인가. 내 그들로부터 정당한 평가를 받는다는 기대는 처음부터 하지 않는다. 그러나 최소한 거짓과 욕설만은 삼가는 것이 그들에게도 이로울 것이다.

그 조중동이 지금 민주당의 앞길에 함정을 파고 있다.

민주당이 중도개혁 대통합을 외칠 때 그들은 민주당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반대로 열린우리당 세력들의 목소리와 몸짓을 보도하는데 열중하였다. 그러다가 열린우리당 중심의 잡탕식 대통합이 대세를 이루자 갑자기 태도를 바꿔 잡탕식 대통합을 맹렬히 비난하며 민주당을 응원한다.

그들의 의도는 삼척동자도 알 수 있다. 민주당 중심의 중도대통합이 이루어지면 한나라당의 집권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그들은 중도대통합을 방해해 왔다.

마침내 중도대통합이 무산되고 잡탕식 대통합이 가시화되자 그들은 민주당이 다시는 범 개혁세력 결집의 중심이 될 수 없도록 하는 일에 나선 것이다. 겉으로는 고립에 빠진 민주당을 도와주는 것처럼 보이면서 속으로는 범 개혁세력의 영구분열을 노리는 것이 그들이다.

보라. 그들의 의도는 분명하다. 잡탕식 대통합은 DJ의 뜻을 따른 것이니 민주당은 반 DJ의 길을 걸으라는 것이 아닌가. 바로 조중동이 민주당을 향해 던지는 메시지는 반 DJ이다. 반 DJ 감정을 자극하여 민주당을 불태워버리고 다시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범 개혁세력이 결집을 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 그들의 계산이다.

2007. 12. 19은 나라의 운명이 갈리는 날이다. 낡고 부패한 기득권 세력이 집권하는가, 아니면 중도 실용의 개혁세력이 집권하는가.

민주당은 유일한 중도개혁세력의 중심이다. 미리 중도대통합을 이루어 단일 후보를 내세우고 기득권세력의 후보와 싸워 멋진 승리를 이루기를 갈망해 왔다. 그러나 현재 그 길은 끊어졌다.

그러나 민주당이 중도개혁정권을 세운다는 목표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 목표가 없다면 민주당의 존재의미 자체가 있을 수 없다. 이럴 때일수록 민주당은 더 선명하게 중도개혁의 깃발을 세우고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 그 후보가 잡탕식 대통합 후보를 압도하게 되면 그 때에는 국민의 힘에 의해 중도대통합이 다시 이루어지고 중도개혁정권이 성립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다시 말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민주당의 주 경쟁상대는 한나라당이다. 개혁세력 내부의 투쟁은 한나라당과의 궁극적인 투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진통의 의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조중동은 반 DJ를 고리로 개혁세력의 영구분열을 도모하여 한나라당의 승리를 담보해두려 하고 있다.

도대체 반 DJ는 무엇이고 친 DJ는 무엇인가. 그 분의 시대는 이미 지나갔고 그 공과(功過)는 역사에서 공정하게 심판을 받을 것이다. 그 분이 민주주의와 개혁세력의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는 사실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다.

앞으로 어떻게 민주주의를 더 심화 발전시킬 것인가, 어떻게 개혁의 비전과 목표를 수정하여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끌어낼 것인가, 이것이 오늘 개혁세력을 자처하는 우리들의 몫일 것이다. 그러므로 반 DJ다, 친 DJ다 하는 논리는 실질이 아니라 허구이며, 이성이 아니라 감정일 뿐이다.

조중동이 허구에 가득 찬 반DJ 감정을 자극하는 의도는 너무도 분명하다. 결코 민주당을 위해서가 아니다. 중도개혁정권의 성립을 위해서는 더욱 아니다. 민주당을 범 개혁세력으로부터 완전 이탈시켜 원천적으로 중도대통합의 기회를 차단하려는 속셈이다.

그러므로 민주당은 그들의 의도에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 그들이 파놓은 함정에 빠져들지 말아야 한다. 중도대통합과 관련하여 DJ의 생각이나 행동이 민주당과 다르다고 하여 역사까지 부정한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인가. 민주당의 길을 굳건히 걸어가면 된다. 그 길은 반드시 중도노선으로 개혁세력을 결집하여 연말 대선에서 한나라당을 누르고 개혁정권을 세우는 길이다. 크게 보면 DJ의 길과 다를 것이 없다.

민주당은 위대한 국민의 힘을 믿고 전진해야 한다. 중도개혁이야말로 이 시대의 요청이다. 당당하게 나아가면 반드시 중도세력의 결집이 이루어지고 12. 19 승리의 길이 열릴 것이다.

우리는 조중동이 엄호하는 낡은 수구세력 한나라당과 대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잠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들과 싸워 이기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중도개혁주의 깃발 아래 범 개혁세력을 다시 결집시켜야 한다.

나는 우리 위대한 민주당원들이 조중동이 파놓은 함정을 뛰어넘어 단결을 이루고 마침내 승리의 고지를 점령할 것을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이인제 #DJ #조중동 #민주당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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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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