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지사.오마이뉴스 이종호
손학규-정동영-천정배... '비노' 주자간 신경전
그러나 손 전 지사는 이날 축사에서도 "이제 우리는 과거를 털고 과거에 묶이지 말고 희망찬 미래를 향해서 힘차게 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과거에 묶이지 않는, 미래를 향한 새로운 정치를 위해 대통합신당이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손 전 지사는 '광주정신' 발언의 본뜻에 대한 해명을 덧붙였다. 그는 "광주정신은 찬란히 빛나는 우리의 영원한 민족정신"이라며 "광주의 정신을 이어받아 민주정신을 발전시키고 찬란히 빛나게 하고, 나아가 1980년 광주정신을 21세 미래로, 세계로 이어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전 지사는 이어 본인 역시 '민주화세력의 적장자'임을 내세웠다. 그는 "칠흙같은 유신시절 20-30대에 길거리 아스팔트, 경찰서 유치장, 합정동 철공소에서 이 땅의 민주화와 인권, 노동자, 소외된 도시빈민을 위해서 온 청춘을 불살랐던 열정을 갖고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서 온몸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동영 전 의장은 영화 '화려한 휴가'의 마지막 장면을 언급한 뒤, "광주의 정신은 과거가 아니라 진행되고 있는 현재라는 것을 웅변하고 있다"며 손 전 지사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정 전 의장은 이어 "프랑스와 독일이 과거의 상처를 미래의 가치로 승화시켰듯이 광주의 가치를 미래로 승화시키기 위해서 이 자리에 대통합신당이 있다"며 "대통합민주신당은 미래로 가야 하지만 그 미래는 역사에 뿌리 박아야 한다"고 거듭 손 전 지사의 발언을 반박했다.
그러나 정 전 의장의 '손학규 때리기'는 오래 이어지지 않았다. 이날 출범한 대통합신당이 '반쪽짜리 대통합', '졸속.급조 창당', '지분 싸움' 등의 비판으로 점철됐다는 점을 감안, 정치공세가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정 전 의장은 대신 비판의 칼날을 이명박. 박근혜 등 한나라당 대선 예비주자들에게로 돌렸다. 그는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부동산 투기를 벌인 투기꾼이 대통령을 하면서 서민과 약자의 편에 서서 눈물을 닦아 줄수 있겠나, 결코 불가능하다"며 "광주를 짓밟았던 과거 세력이 차기 정부를 담당한다면 신소외계층의 흐르는 눈물을 어떻게 닦아주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정배 의원도 "한나라당과 뚜렷한 차별성을 가진 민생평화개혁의 비전을 제시하고 열정적으로 할수있는 후보가 되어야 한다"며 "우리의 자존심을 훼손하는 후보는 필패다. 절대 이길 수 없다"고 말해, 손 전 지사를 우회적으로 공격했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다만 천 의원은 "광주학살 주범으로부터 판검사 임용을 거부한 이래 오직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인간의 존엄성 높이기 위해 헌신해왔다"면서 "사상 첫 수평적 정권교체와 노무현 후보를 지원하는데 홀로 앞장섰다"고 강조하는 등 손 전 지사 등과 차별화를 시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