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의 차이' 잠실3단지 상가 분양 논란

수의계약 공개입찰 놓고 집행부와 일부 조합원 대립

등록 2007.08.06 17:37수정 2007.08.0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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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말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잠실 3단지(잠실트리지움아파트로 개명) 재건축조합과 이 조합을 행정 지도하는 위치에 있는 송파구청(구청장 김영순) 주택과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재건축 상가 분양을 어떻게 마무리할지에 대해 여전히 조합원간 의견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송파구청
송파구청신흥균

정산 총회시 비대위 피켓
정산 총회시 비대위 피켓신흥균
지난달 27일 잠실교통회관에서 개최된 마지막 정산총회 석상에선 조합원간에 난장판을 방불케 하는 의견충돌이 일어난 바 있다. 수의계약으로 할 것인지, 공개 입찰로 할 것인지가 이날 의견충돌의 핵심. 그 상황은 1주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3일 점심 무렵 한 아파트조합원은 송파구청 정문 앞에서 가두시위를 벌이고 호소문을 전달하기 위해 구청 담당부서인 주택과를 방문했다. 그 자리에서 담당 주임은 "그런 서류가 잔뜩 쌓여 있다"면서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새우 싸움에 고래 등 터지는 형국"이라고 표현했다. 과연 이게 어찌된 일일까. 지난 정산총회 상황을 살펴보자.

총회에 750명이 입장했다면? 총회 효력 논란

잠실3단지 재건축정비사업조합(조합장 신현화)은 총 3390명으로 아파트조합원이 3280명, 상가조합원이 110명이다. 27일 총회에선 '재건축상가 일반분양을 수의계약방법으로 매각하자'는 상가측(상가조합 대표 강길원) 안이 참석조합원의 70.7%(1213명/1716명)가 찬성해 통과되는 듯 보였다. 반대는 338표, 무효는 165표. 참석조합원 1716명 중 1413명은 서면결의서를 제출해, 현장 참가인원은 303명이었다.

하지만 정산총회 후 아파트조합원들이 주축인 비상대책위원회(공동대표 정길동, 최기태, 이하 '비대위'로 약칭)가 거세게 항의에 나섰다. 비대위는 상가측안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으로 공개입찰을 주장하고 있다.

논란이 된 것은 비대위측 아파트조합원 750명이 총회장에 입장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총회가 이뤄진 것. 비대위측 조합원은 총회 성원 자체를 무산시키기 위해 상당시간 총회장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서면결의서의 반응을 알 수 없어 일단 총회를 무산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그런데 갑자기 21표차로 총회성원이 됐다며 조합집행부가 총회를 선포하는 사태가 벌어졌고, 이에 비대위측은 한꺼번에 총회장 입장을 시도했다.


하지만 조합집행부 행사요원이 2명씩 입장시키는 가운데 총회는 이미 시작됐고, 결국 비대위측 40명만 입장한 가운데 총회가 끝났다. 이러한 점을 들어 비대위측은 총회 결의자체가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대위측이 말하는 무효 주장은 이런 셈법에 바탕을 두고 있다. 미입장 조합원 750명이 집행부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750명에 반대표 338표, 무효포 165표를 더하면 1253표가 나온다. 즉 찬성 1213표보다 40표가 더 많다. 만약 비대위 조합원이 모두 입장했다면 40표차로 집행부안이 부결됐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다른 논란은 서면결의서의 효력. 비대위측은 '찬성측 의견 중 일부는 단지 총회성원 제고 차원에서 도장을 찍어줬을 것'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더불어 비대위측은 집행부가 서면결의서를 총회장에 갖고 오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총회장에서 재검표를 요구했지만 조합집행부가 서면결의서 1413매를 총회장에 갖고 오지 못했다며 재검표 실시를 약속했다. 하지만 총회가 1주일이 지난 현재 '투표함 보전신청 등에 의한 법적 절차를 먼저 밟으라고 말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비대위측은 관할구청인 송파구청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이의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표 대결에서 앞선 비대위가 총회 무산 정책을 택한 것에 대해 의아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날 중재에 나선 한 경찰관은 비대위측 조합원에게 "표대결에서 이기는 상황이었다면 왜 총회에 참가하지 않았냐"고 물었는데, 이에 대해 조합원은 "서면결의서의 내용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우리로선 최선이었다"고 답했다.

집행부 비대위 시세 차이 1000억 가량 차이 나

잠실3단지 재건축조합이 이렇게 뜨거운 감자가 된 것은 채 1년도 안된다. 잠실3단지 재건축조합은 조합원총회도 수년간 치르지 않을 정도로 주위 단지에 비해 순조롭게 재건축을 추진하여 왔으나 금년 2월 입주한 인접 잠실4단지(잠실레이크팰리스 아파트) 재건축상가 시세가 급등하면서 아파트와 상가조합원간에 상가배분 문제를 놓고 암투가 시작되었다.

그러다보니 조합집행부는 초미의 관심사항인 상가부지의 아파트조합원 지분 880평과 상가조합원 지분 700평에 대한 신축상가의 배분안의 잡음을 없앤다는 차원에서 모든 일을 비밀에 부치는 바람에 일이 커지고 말았다.

오히려 비대위측은 "상가조합원에게 유리하게 상가분양면적이 배분되었을 뿐만 아니라 아파트조합원 몫으로 배정된 분양대상 상가 자체도 헐값으로 특수관계자에게 빼돌리려고 한다"고 꾸준히 의혹을 제기해왔다. 집행부는 상가 분양 작업에 지장을 준다며 층별 시가감정가의 공개를 미뤘는데, 이에 대해서도 비대위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잠실 신천역 4거리에 건축공사가 최종 마무리 단계에 있는 문제가 되고 있는 잠실3단지 재건축상가는 지상 5층 지하 3층으로 분양연면적 기준 총 25,539㎡(약 7725평)가 지하철에 에스컬레이터로 직접 연결되는 초현대식 재건축상가다. 이번에 송파구청에 일반 분양을 신청한 상가측 배분몫을 제외한 아파트조합원 몫의 일반 분양대상 상가면적은 15,157㎡(약 4585평)에 이르는 재건축 사상 황금상권에 위치한 최대규모 분양물량 이라는 것이다.

잠실3단지 상가 전면
잠실3단지 상가 전면신흥균

잠실3단지 상가 후면
잠실3단지 상가 후면신흥균
현재 상가의 분양 방법에 대해 조합집행부는 자금의 빠르고 안전한 회수를 이유로 "수의계약으로 하자"는 것이고, 비대위는 "분양대금을 최소한 2배 이상 더 받을 수 있다"며 공개입찰 분양 주장을 펴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대립하는 이유는 시세를 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조합집행부는 분양대상 상가의 감정서상 시가감정액이 3.3㎡(평)당 약 1800만원선(수의계약 일괄매각 총액 약 1040억원 ÷ 분양대상면적 4585평, 층별 감정가 미공개 사유로 단순 계산)으로 적정분양가를 이 감정가의 125%인 3.3㎡(평)당 약 2300만원을 제시하였다.

이에 반하여 '비대위'는 역세권 상가 시세가 3.3㎡(평)당 약 7000만원을 상회하고 있어 적어도 분양단가를 2배 정도를 올린 시세의 70% 수준인 3.3㎡(평)당 약 4500만원 이상을 받아서 총 분양수입 규모를 약 2060억원(약 4500만원 X 4,585평) 에 달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양측이 주장하는 분양 단가를 기준으로 하였을 시 총 분양금액 차이가 약 1020억원(2060억원-1040억원) 이르는 상식 이하의 차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누구 말이 맞는 것일까. 본 기자는 잠실 신천역 4거리 3개 부동산업체를 전화인터뷰를 통해 조사했다.

부동산 전문가, 분양가 상승세 예상해

이중 장안부동산 상가담당자를 통해 상세히 파악할 수 있었는데, 이 부근 상가 시세가 연초에 비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신천역 부근 역세권 재건축 상가 시세를 감안한 잠실 3단지 상가 시세는 1층 전면이 약 1.5억원, 2층이 약 1,1억원, 3층이 6~7천만원, 4~5층이 약 3000만원, 지하층이 약 9000만원에 달하는 등 평균 3.3㎡(평) 시세가 약 8000만원을 상회하여 비대위측이 주장하는 3.3㎡(평)당 시세 약 7000만원에 가까웠다.

전국 상가 시세에 정통하다는 상가114의 투자전략연구소 유영상 소장은 같은 잠실 단지라도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 소장은 같은 잠실 상권 중 지하철을 끼지 않은 잠실4단지 재건축상가가 당초 분양 단가를 1층 전면 기준 약 1억 3000만원으로 책정하는 등 고분양 단가였다며 지적하였다. 그 후 약 20%정도의 분양가 인하 조치 후에도 불구하고 미분양이 장기화 되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며 분양가의 합리적인 책정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 기자가 잠실4단지 상가의 장기 미분양 원인을 조사하여 본 바에 의하면 동 단지는 이번 잠실3단지 경우처럼 정산총회에서 아파트와 상가조합원간 상가배분문제 발생을 미리 막기 위해 상가를 아예 2동으로 분리하여 짓는 바람에 고객 동선취약 등 상가 형성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반해 유 소장은 신천역 역세권 재건축 상가 시세 동향은 작년도 인접 잠실 2단지 상가조합원분 상가분양권 시세가 입주 1년을 남긴 상태인 현재 1층 전면 기준으로 약 1억 5000만원을 호가한다고 말했다. 잠실2단지 상가분양권 시세는 분양 당시 높은 분양가 3.3㎡(평)당 1억 3000만원에도 불구하고 약 1년새 3.3㎡(평)당 약 2000만이나 오르는 등 상승세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그는 연말까지 상가시세에서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하면서도 상승세 유지 쪽에 무게를 두었다.

그렇다면 나머지 하나. 빠른 자금의 회수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최근 아파트 단지 내 상가를 공개입찰로 분양한 주택공사분 상가입찰 동향은 과거와 같은 폭등세에서 벗어나 제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라는 게 여러 상가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주택공사가 지난 7월 중순 공개입찰로 분양한 화성 동탄지구가 임대주택단지, 의정부 덕양지구 단지 내 상가가 수도권 외곽이라는 취약점에도 불구하고 8개 점포를 제외한 31개 점포가 입찰 당일에 평균낙찰가율 150% 내외에서 무리 없이 팔려나간 게 이를 증명한다.

또한 지난 7월 18~19일 양일간 대우건설이 공개입찰로 분양한 제9차 안산푸르지오단지(905세대)내 24개 점포의 상가 공개입찰도 "내정가의 2배를 상회하는 수준에서 입찰 당일 전량 소화되었다"며 점포당 웃돈이 현재 4~5000만원씩 붙었다고 이 지역 세종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가 말했다. 그는 대우푸르지오 상가 계약 조건은 계약금 10%, 중도금 40% 입주시 잔금 50% 조건으로 단지입주가 2개월 정도를 남기고 있어 빠른 상가분양금 현금 회수가 전망된다는 말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바에 따르면 비대위의 의견에 좀 더 힘이 실린다. 단 조합 집행부가 주장하는 분양대금의 안전회수(사기분양 방지)를 위한 공신력 있는 외부 금융기관 등에 매각을 위임하는 등의 장치마련은 필요하다.

이처럼 크게 대립하는 조합 내부의 차이에 대해 관할구청인 송파구청이 내릴 수 있는 해법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조합집행부의 의견을 받아들여 재건축을 조기에 종결하는 방안, 둘째 비대위측의 공개입찰을 받아들이고, 상가 배분안은 현 상태로 유지하는 절충안, 셋째, 비대위 의견을 받아들여 새로운 상가 배분안을 마련하고 공개 입찰을 추진하는 안. 송파구청이 과연 어떤 해법을 내릴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 먼저번 같은 사안인" 잠실3단지 재건축상가 분양비리 의혹"제하 기사에서  정왕근거가 부족하다는 데스크 지적에 따라 객관적이고도 전문적인 관계자들의 인터뷰와 심층분석 위주의 기사를 계속 추가하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먼저번 같은 사안인" 잠실3단지 재건축상가 분양비리 의혹"제하 기사에서  정왕근거가 부족하다는 데스크 지적에 따라 객관적이고도 전문적인 관계자들의 인터뷰와 심층분석 위주의 기사를 계속 추가하겠습니다.
#재건축 조합원간의 갈등 #잠실3단지 #수의계약 #공개입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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